청와대가 ‘선거개입’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청구하고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을 7일째 거부하고, 검찰 중간간부 인사로 현 정부 비리 수사를 맡은 검사들이 좌천될 때까지 소환에 불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헌법 훼손과 법치 외면 논란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17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청와대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와 지난 10일 청와대의 거부로 무산된 자치발전비서관실 압수수색을 다시 집행하기 위해 일주일째 협의하고 있으나 압수수색 ‘승인’이나 ‘거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가 자료 제출을 않겠다는 확인서를 쓰면 특검 도입 빌미를 줄 수 있고 검찰이 요구하는 자료도 주기 싫다 보니 협의를 이유로 시간을 지체시키는 것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압수수색과 관련한 협의는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판사 출신인 김영식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 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했다는 혐의(업무방해)를 받는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도 수차례 검찰 소환 통보에 불응하고 있다. 검찰은 최 비서관이 변호사 시절 일했던 법무법인 관계자들로부터 조 전 장관 아들이 인턴으로 근무하지 않았다는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전격적으로 단행된 법무부의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놓고 법조계에서는 “수사 대상자들이 수사를 방해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광철 민정비서관과 함께 인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최 비서관이 검찰의 수사 대상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총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황운하 경찰인재개발원장(전 울산지방경찰청장) 역시 울산시장 선거 관여·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설 전 소환조사를 받을 것을 통보받았지만 “일정상 힘들다”며 소환 일정을 미루고 있다.
검찰은 현 정권 비리 수사의 핵심 관계자들이 검찰 공권력을 무시하는 상황에서 수사의 연속성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16일 열린 서울중앙지검 확대간부회의에서 차·부장검사들은 13일자 인사 전까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있으면서 검찰의 직접수사 부서를 없애는 직제개편안을 주도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앞에서 “청와대를 향한 수사의 연속성을 고려해야 하고, 검사의 전문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검사들의 의견 개진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와 법무부는 직제개편과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직제개편안을 근거로 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와 관련해 한 검찰 간부는 “근무평정, 인사고과와 상관없이 친정부 성향만으로 하는 중간간부 인사들의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는 “대통령은 취임 시 헌법 제69조를 선서한다.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기본권을 존중해야지 권력을 남용하거나 악용하거나 자기 범죄를 숨기는 방법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국민의 위임을 스스로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취임 선서를 떠나서 헌법을 위반한 것이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