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성태(가운데)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딸 KT 부정채용’ 뇌물수수 혐의 1심 재판의 무죄판결 직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 “혜택받은 채용 맞지만 뇌물 받았다는 점 증명 안돼” 이석채 前회장도 무죄 선고
金 “드루킹 보복수사 드러나”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KT에 딸을 부정채용시키는 형태로 이석채 전 KT 회장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앞서 같은 재판부는 해당 부정채용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한 바 있지만, 이 같은 부정채용이 김 의원에 대한 뇌물공여 의도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부장 신혁재)는 17일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 의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김 의원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를 받는 이 전 회장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 의원에게 징역 4년, 이 전 회장에게는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이던 2012년 국정감사 기간에 이 전 회장의 국감 증인채택을 무마해주고, 그 대가로 자신의 딸을 그해 KT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정규직으로 합격시키는 형태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7월 불구속 기소됐다. 김 의원의 딸은 2011년 파견 계약직으로 KT 스포츠단에 입사해 일하다 2012년 KT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최종 합격해 정규직이 됐다. 검찰은 김 의원의 딸이 공개채용 때 입사지원서를 내지 않았고 인·적성 검사도 건너뛰었으며, 온라인 인성검사 역시 불합격이었지만 조작된 결과로 최종 합격 처분된 것으로 보고, 이 전 회장이 이런 부정 채용을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했던 핵심 증거였던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의 증언이 번복돼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서 전 사장은 수사 초기에는 “이 전 회장으로부터 정규직 채용 지시를 받았다는 점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진술했지만, 이후 검찰 조사에서 “저녁 식사 모임에서 자신과 이 전 회장이 김 의원 딸의 정규직 채용에 관여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진술을 뒤집었다. 또 신용카드 거래정보 등에 따르면 지난 2009년 5월 여의도 한 일식집에서 김 의원과 이 전 회장이 만났다는 사실은 인정되지만, 당시 김 의원의 딸이 대학생이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채용 관련 대화가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고도 재판부는 판단했다.
앞서 같은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30일 김 의원의 딸 등 유력인사의 친인척·지인 총 11명을 2012년 상·하반기 KT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부정한 방식으로 뽑은 혐의(업무방해)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회장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바 있다. 그런데도 이번에 김 의원 등의 뇌물 혐의 재판에서 두 사람에게 무죄가 선고된 것은 김 의원 딸의 부정채용 의혹이 김 의원에 대한 뇌물제공 의도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재판부도 이날 선고에서 “이 전 회장이 김 의원에게 뇌물을 공여했다는 혐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전 회장의 뇌물공여 행위가 증명되지 않았다면 김 의원의 뇌물수수 행위도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 판결 이유를 밝혔다.
김 의원은 선고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사건은 드루킹 특검 정치보복에서 비롯된 정치 공작에 의한 김성태 죽이기 수사이며, 재판에서 실체적 진실이 밝혀졌다”면서 “오는 4월 총선에 매진해 문재인 정권의 독단과 전횡에 강력히 맞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