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과 유희석 의료원장의 갈등을 계기로 권역외상센터의 운영을 민간이 아닌 국가가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가의 존재 목적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인 만큼 1분 1초가 급한 응급환자의 치료를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민간에 맡겨진 권역외상센터의 운영을 비롯해 전반적인 응급의료의 질적 개선은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권역외상센터 운영 이후 예방 가능한 외상환자의 사망률이 지난 2015년 30.5%에서 2017년 19.9%로 크게 줄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복지부 용역으로 진행된 ‘예방 가능한 외상사망률 평가 및 외상센터 운영 활성화’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대상 외상환자 사망률이 2007년에 이미 2.4% 정도 수준에 그친다. 선진국의 응급의료 상황과 비교하면 여전히 큰 격차를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중증 응급질환 응급실 내원 현황보고서’를 보면 2018년 중증 응급환자의 병원 내 사망률이 6.5%로 2017년의 6.2%보다 오히려 소폭 늘어나는 등 중증 응급환자에 대한 대응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존재하고 있다.
2017년부터 운영에 들어간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의 경우 중증 외상진료 환자 수는 2018년 2745명에서 지난해 2508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손상중증도점수(ISS) 15 이상(응급수술 조치가 필요한 경우)인 중증 외상환자는 △2017년 693명 △2018년 905명 △2019년 1092명으로 늘었다. 급기야 중증 외상환자 이송을 위해 출동하는 소방헬기에 10번 중 7번을 탑승했던 아주대병원 의료진은 이 센터장이 해군 훈련에 참여 중이던 지난해 12월에는 한 차례도 탑승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는 등 아주대병원의 외상센터 운영 의지 자체가 의심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돈 안 되는 중증 외상센터. 민간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도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