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2~3세 이제부터 진정한 경영능력 평가”
롯데그룹을 일군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했다. 향년 99세. 이로써 대한민국 주요 그룹을 창업한 ‘창업 1세대’들이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신 명예회장은 19일 오후 4시 29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서울아산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고인은 전날 건강 악화로 인해 중환자실에 긴급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고인은 1921년 경남 울산에서 5남 5년 중 장남으로 태어나 20대 초반인 1942년 일본으로 건너가 롯데그룹을 일궜다. 잡일을 하며 주변의 신뢰를 쌓아 1948년 도쿄(東京)에서 롯데홀딩스의 전신인 ㈜롯데를 창업해 껌 등을 판매했다.
고인은 당시 미군이 일본에 주둔하면서 껌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자 껌 사업에 뛰어들었다. ‘없어서 못 팔던’ 시절이어서 껌 사업은 크게 성공해 당시 자본금 100만 엔, 종업원 10명의 법인사업체를 만들고 회사 이름을 ‘롯데’로 지었다.
이후 고인은 1961년 일본가정에서 손님 접대용 센베이가 초콜릿으로 대체될 기미가 보이자 초콜릿 생산을 결심하고 초콜릿 산업에 뛰어들어 또다시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사탕과 비스킷,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부문에 잇달아 진출하면서 롯데그룹을 건설하게 된다. 1959년 롯데상사, 1968년 롯데물산, 1969년 롯데 오리온스 구단, 1972년 롯데리아, 1988년 롯데냉과 등 계열사들을 설립하던 고인은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한국 정부의 투자 요청을 받고 1967년 4월 국내에 롯데제과를 세우고 껌을 생산하며 진출했다.
고인은 1998년에는 호텔롯데 대표이사 회장과 롯데쇼핑 대표이사 회장, 2009년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 2011년 롯데그룹 총괄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롯데그룹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2015년 장남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일면서 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해임됐다. 이후 2017년 법원에서 한정 후견인을 지정받으면서 사실상 고인의 경영활동을 막을 내리게 됐다.
신 명예회장과 최근 세상을 떠난 김우중 전 대우그룹 창업주의 사망으로 사실상 국내 재계 주요 그룹의 ‘창업주 세대’는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얼마 전에는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도 유명을 달리해 2019년과 2020년 사이 재계의 주요 인물들이 세상을 떠났다.
재계 관계자는 “신 명예회장을 끝으로 사실상 창업주 세대가 막을 내린 만큼 이제는 2~3세 오너들의 경영 능력이 진정한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며 “롯데그룹 역시 이제부터 진정하게 신동빈 회장의 완전한 책임으로 그룹 경영 성과를 평가받게 됐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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