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사법개혁 관련 법관 출신 첫 영입 … “사법농단 1호 재판 무죄 보고 입당 결심”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알린 이탄희(42) 전 판사가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는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판사를 총선 인재 10호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민주당이 총선 영입 인재로 사법개혁 관련 법관 출신 인사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판사는 입당 기자회견에서 “지난 1년간 재야에서 사법개혁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지만 한계를 느꼈다”며 “‘지금으로서는 제도권에 다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이방 이유를 설명했다. 민주당의 영입 제안을 여러 차례 고사한 것으로 알려진 이 전 판사는 “‘21대 국회에서 사법개혁을 민주당의 핵심과제로 삼아주시겠느냐’는 제 요청에 흔쾌히 응낙하는 당 지도부의 모습에 마음이 움직였고, 사법농단 1호 재판에서 무죄 판결이 나는 상황을 보고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사법농단 연루 혐의로 기소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을 보고 마음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 전 판사는 “나와 내 가족, 우리 이웃 사람들, 이 평범한 우리 대부분을 위한 사법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사법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당장 두 가지가 필요하다. 비위 법관 탄핵, 개방적 사법개혁기구 설치”라고 했다. 이어 “재판 받는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는 사법개혁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40년도 더 된, 폐쇄적이고 제왕적인 대법원장 체제를 투명하게 바꿔나가는 사법개혁의 대장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사법연수원(34기) 수료 후 2008년 판사로 임용된 이 전 판사는 2017년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 발령받은 후 ‘사법부 블랙리스트’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와해 계획’ 문서 등의 존재를 알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당시 사직서는 반려됐지만, 이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으로 이어지며 사법개혁의 도화선이 됐고 이 전 판사는 법원 내 사법농단 은폐 세력에 맞서 전국법관대표회의 준비 모임을 조직하는 등 활동을 이어갔다. 이 전 판사는 양 전 대법원장이 구속되자 법복을 벗고 나와 사법개혁 활동을 계속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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