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의 브라이언 메이가 1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내한공연에서 ‘킵 유어셀프 얼라이브(KEEP YOURSELF ALIVE)’에 맞춰 기타를 연주하고 있다. 오른쪽 작은 사진은 메이가 앙코르곡에서 태극기 문양 티셔츠를 입고 나온 모습. 왼쪽 아래는 애덤 램버트.  현대카드 제공
퀸의 브라이언 메이가 1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내한공연에서 ‘킵 유어셀프 얼라이브(KEEP YOURSELF ALIVE)’에 맞춰 기타를 연주하고 있다. 오른쪽 작은 사진은 메이가 앙코르곡에서 태극기 문양 티셔츠를 입고 나온 모습. 왼쪽 아래는 애덤 램버트. 현대카드 제공

■ ‘퀸’ 내한공연 리뷰

태극기 옷의 브라이언 메이
“새로운 세대로부터의 함성
새로운 세계를 본듯 놀라워”

프레디 머큐리 영상에 등장
관객들 휴대전화 불빛 화답


“아주 오래∼오래전에 작곡한 노래가 있다.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돌아온 우주비행사(Spaceman)에 관한 이야기다. 지금 내 심정이 그렇다. (서울에서) 새로운 세상을 발견한 느낌이다. 너무나 놀랍고 엄청나다.”

18∼19일 이틀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 콘서트 25 퀸(Queen)’의 열기는 오래된 자작곡을 통기타로 연주한 ‘전설’ 브라이언 메이(73)의 진심 어린 고백만큼이나 대단했다. 리더 프레디 머큐리가 1991년 세상을 먼저 떠난 후 그의 빈자리는 신세대 보컬 애덤 램버트(38)가 대신하고 있고, 4명의 원년 멤버는 40여 년의 세월을 지나 이제 백발의 메이와 로저 테일러(71)만 남았을 뿐이지만 퀸의 음악은 여전히 펄펄 뛰고, 팬들은 끊임없이 그들의 음악에 매혹됐다.

단독으론 처음 열린 퀸의 서울 공연에서 주인공은 밴드보다 관객이었다. 이틀간 4만5000명이 모였다. 최고의 록스타지만 70대를 훨씬 넘긴 ‘할아버지 밴드’치곤 기대 이상의 결과였다. 2018년 7월 내한한 밥 딜런의 공연엔 약 6000명, 지난해 12월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한 록밴드 U2의 무대엔 약 2만8000명이 입장했다.

메이는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할 때부터 유난히 뜨거운 한국팬의 환영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자신의 SNS에 “새로운 세대로부터의 함성, 우리는 얼마나 행운아인가”라며 감사를 표시했고, 1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너무 환영해줘서 왕족이 된 것 같다”며 ‘한국식’의 손가락 하트를 날렸다.

19일 공연에서도 퀸은 2만여 관객의 환호에 2시간여 동안 약 30곡으로 화답했다. 머큐리의 생전 마지막 곡인 ‘이누엔도(INNUENDO)’로 시작해 마지막 앙코르곡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S)’까지 귀에 익은 노래가 쉴새 없이 울려 퍼졌다.

관객들은 그때마다 ‘떼창’을 했다. 마치 2018년 10월 개봉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의 초대형 ‘싱얼롱’관 한복판에 있는 느낌이었다. 메이가 홀로 나와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LOVE OF MY LIFE)’를 부를 때는 아예 듀엣처럼 한 소절씩 나눠 불렀다. 그 사이 스크린에 머큐리가 등장해 메이와 머큐리가 나란히 있는 모습까지 연출되자 관객들은 함성을 지르며 휴대전화 불빛으로 물결을 만들었다. 그리고 앙코르곡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에서 메이가 태극기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다시 나왔을 때 관객들은 수십 년의 세대 차를 넘어 열정에 취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하나가 됐다.

10년째 퀸과 호흡을 맞춘 보컬 램버트는 ‘킬러 퀸(KILLER QUEEN)’을 부르면서는 관능적으로, ‘후 원츠 투 리브 포에버(WHO WANTS TO LIVE FOREVER)’에서는 웅장하게, ‘더 쇼 머스트 고 온(THE SHOW MUST GO ON)’에서는 빼어난 고음으로 좌중을 휘어잡았다. 어깨를 들썩이며 걷고 엉덩이를 흔드는 모습은 머큐리의 도발적인 무대 퍼포먼스를 연상시켰다. 그러나 ‘원조’와의 차이는 분명했다. 머큐리가 중저음부터 고음까지 밀고 당기는 강약이 뚜렷한 보컬이었다면, 램버트는 가늘면서도 깨끗한 고음으로 흠잡을 데가 없었다.

퀸을 기억하는 중년 관객은 물론 20∼30대 관객들까지 공연장을 찾은 이유는 아무래도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영향이 컸다고 할 수 있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이날 관객 중 20∼30대의 비율이 73%였다. 이는 체험을 중시하는 20대 관객의 팬덤으로 99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의 성공과 닿아 있다.

실제로 이날 공연에 참석한 관객들이 이를 증명했다. 40∼50대도 많았지만 20∼30대가 대부분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40∼50대 부모와 함께 공연장에 간 10대 청소년 팬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18일 첫날 공연 후 메이는 SNS에 “이런 경험은 해본 적이 없다. 여러분은 아름답게 노래했고, 내가 손짓할 때마다 호응했으며,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다”면서 “도대체 그것들은 어떻게 한 것인가. 플래시몹이었나. 핑크 하트, 컬러 라이트, 거대한 응원 물결 그리고 무엇보다 따뜻함에 감사하다”고 적었다.

서울 공연으로 2020년을 연 퀸은 25∼30일까지 일본 도쿄(東京), 오사카(大阪), 나고야(名古屋)에서 월드투어를 이어간다. 2월엔 뉴질랜드와 호주에서도 공연한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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