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200억 원 들여 한진칼 지분 1% 매입
카카오 확대해석 경계하나 업계선 “주총서 의결권 행사 가능성” 제기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가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분은 ‘1%’에 불과하지만, 의결권 행사가 가능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달 200억 원가량을 들여 장내에서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1%를 매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주식을 산 시점은 의결권 행사 기준일이자 주주명부 폐쇄일인 지난해 12월 26일 이전”이라며 “오는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3월 주총에서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이 다뤄질 예정이어서 총수 일가 경영권 분쟁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혀 왔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5일 대한항공과 ‘고객 가치 혁신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해당 MOU는 “기존 방식을 탈피해 정보기술(IT), 마케팅이 접목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추진된 사안이다. 협약에 따라 대한항공과 카카오는 플랫폼, 멤버십, 핀테크, 커머스, 콘텐츠, 디지털 전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제공해 나가기로 했었다. 재계에서는 양사 간 협력이 특정 분야에서의 단순 협업이 아니라 플랫폼, 콘텐츠 등 전반에 걸친 시너지 창출이었던 만큼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조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다만 카카오는 이 같은 시각에 대해 “두 회사가 공격적으로 사업을 같이하는 등 강한 결속력을 갖기 위해서는 주주가 돼야 한다는 판단에서 1% 지분을 매입한 것”이라며 “의결권 행사 여부와 지분 추가 매입 여부는 정해진 게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현재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의 난(亂)’은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최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반도건설, 강성부펀드(KCGI)가 손을 잡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총수 일가의 경영권을 위협해온 KCGI와 조 전 부사장이 공동 전선을 구축하긴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 측은 최근 통화에서 “주주 누구와도 만나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곽선미 기자
곽선미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