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경제가 2.0% 성장에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2009년(0.8%) 이후 10년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표다. 투자가 극도로 위축된 상태에서 부진한 수출과 활력이 떨어진 민간 소비가 성장세를 끌어내린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가 재정을 쏟아붓는 ‘재정 주도 성장’의 한계라는 분석이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GDP는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당초 민간 경제기관에선 2%대 성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으나 정부의 재정 투입으로 지난해 4분기 GDP가 전기 대비 1.2% 성장, 예상을 웃돌면서 2%대를 간신히 유지했다.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2%를 밑돈 것은 제2차 석유파동이 터진 1980년(-1.7%), 외환위기 때인 1998년(-5.5%), 2009년(0.8%) 등 3차례에 불과했으며 모두 경제위기 국면이었다.
국내외적으로 경제위기 국면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지난해 경제가 부진을 면치 못했던 가장 주요한 원인은 민간 경제가 극도로 침체한 탓이다. 민간 소비는 1.9% 성장해 2013년(1.7%) 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였다. 미·중 무역전쟁, 반도체 업황 둔화 등의 영향으로 수출도 2015년(0.2%) 이후 가장 낮은 1.5% 성장에 그쳤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8.1%, 3.3% 감소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1998년(-7.0%)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았다.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교역 조건이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정부의 재정 확대정책은 경기 순환적인 측면에서 보면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면서도 “잠재성장률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높이기 위한 정책 발굴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1.2%로 2017년 3분기(1.5%)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정부 소비가 2.6% 늘어나며 성장세를 떠받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