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후이성 쑤저우시 당국이 촬영한 잠옷 차림의 시민 사진. 감시카메라로 근접 촬영한 사진 옆엔 이 시민의 증명사진과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가 게재돼 있다.  출처 = 쑤저우시 웨이보
중국 안후이성 쑤저우시 당국이 촬영한 잠옷 차림의 시민 사진. 감시카메라로 근접 촬영한 사진 옆엔 이 시민의 증명사진과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가 게재돼 있다. 출처 = 쑤저우시 웨이보
주민번호까지 노출…시민 반발
비판 확산되자 쑤저우시 “사과”
中,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 활용
CCTV 6억2600대로 밀착감시
구글 “부정 수단으로 악용 우려”


‘잠옷을 입고 쇼핑백을 든 채 거리를 활보하는 한 여성.’ ‘잠옷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상점을 둘러보는 또 다른 남성.’

지난 20일 중국 안후이(安徽)성 쑤저우(宿州) 거리관리국 웨이보에 잠옷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시민 7명의 사진이 올라왔다. 근거리에서 고화질 감시카메라로 촬영한 이 사진 옆에는 주인공의 증명사진과 이름, 주민번호 일부가 함께 게재됐다.

얼굴과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된 사진이 줄줄이 공개되자 중국 사회는 난리가 났다. ‘개인 정보를 유출했다’ ‘파자마를 입는 게 무슨 잘못이냐’는 비판이 쇄도했다. 중국에선 잠옷 외출 행위가 이상하지 않을 만큼 흔한 일이다. 쑤저우시 관계자는 “미개한 행동에 종지부를 찍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쑤저우시는 당일 밤 사진을 삭제한 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우리가 제대로 처신하지 못했다”는 성명을 냈다.

단순한 해프닝 같지만 세계 최강의 감시국가인 중국에선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보안감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창춘(長春) 광학연구소와 푸단(復旦)대가 공동개발한 500메가픽셀 카메라는 수만 명이 붐비는 경기장에서도 특정인의 얼굴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 카메라의 해상도는 사람의 눈보다 5배나 높다. 2018년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해 50m 떨어진 곳에서도 걸음걸이만으로도 사람을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과학자들이 고화질 카메라와 GPS 시스템을 탑재한 드론 ‘스파이 새’를 개발해 시험운용 중이라고 보도했다.

2017년 기준 1억7000만 대의 감시 카메라를 설치한 중국 당국은 올해 말까지 추가로 4억 대의 카메라를 설치할 계획이다. IHS 마킷은 중국의 CCTV 수가 올해 6억2600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가 전국에 감시용 CCTV 망을 구축하면서 감시카메라를 만드는 하이크비전, 다화(大華) 등도 세계적인 기업으로 떠올랐다. 그중에서도 하이크비전은 중국 정부가 지분 42%를 소유하고 있다. 언제든지 중국 전역에서 촬영한 개인 정보가 중국 공산당에 넘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12월부터는 휴대전화를 새로 등록할 때 안면인식을 의무화하는 조치도 발동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에선 ‘빅브라더’ 사회를 현실화하는 중국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 자치주에서 보안카메라 네트워크, 안면인식 기술을 결합해 위구르족을 특정하고 그들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는 2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해 “현재 안면인식 기술은 부정적인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규제를 촉구했다. 피차이 CEO는 이러한 우려를 반영해 안면인식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김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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