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12 ~ 1월 ‘방학’… 선수들 뭘 하나
규약상 연봉 10회 분할 지급…12월·1월은 ‘無보수·無운동’
- 12월, 결혼·여행의 달
송창식·김재현 등 20여명 화촉
정근우·김강민 등 가족과 여행
- 1월, 개인훈련의 달
정우람·양의지 등 美·日 떠나
류현진·김광현과 함께 전훈도
프로야구 연봉은 한 번에 다 주지 않는다. 12개월로 나눠 달마다 주는 것도 아니다. 10회 분할 지급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규약엔 ‘선수의 참가활동 보수 대상 기간은 매년 2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10개월간으로 하고, 연봉은 10회로 분할 지불한다’고 명시돼 있다. 12월, 1월은 ‘월급’이 없으니 일하지 말라, 즉 팀훈련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2016년까지 1월 초중반부터 프로야구 팀 훈련이 시작됐다. 당시 ‘비활동기간’은 1월 말일까지였지만, 팀 훈련은 예외적 상황에 한해 1월 15일부터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다. 하지만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스프링캠프 2월 오픈’을 요구, 2017년부터 2월 1일 스프링캠프 일정에 돌입했다.
휴식기지만 12월과 1월의 성격은 다르다. 시즌, 마무리 훈련까지 마치고 맞이하는 12월은 ‘재충전의 달’. 야구장을 떠나 남편, 아버지, 아들, 그리고 연인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12월에 여행을 떠나는 선수들이 많다. LG 내야수 정근우, SK 외야수 김강민 등은 미국 하와이 등지에서 장기간 머물며 여행과 운동을 겸한다. 김강민은 “12월은 선수, 코칭스태프가 가족과 함께 지내는 의미 있는 달”이라면서 “이번 겨울엔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다녀왔는데, 모처럼 효도한 것 같아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12월엔 특히 결혼식이 몰린다. 지난 12월 결혼식을 치른 프로야구 선수는 한화 투수 송창식 등 20명이 넘는다. SK에선 투수 김태훈, 내야수 윤석민, 외야수 김재현과 노수광, 포수 이홍구 등 5명이 ‘품절남’ 대열에 합류했다.
2014년 12월 결혼한 SK의 주장 이재원은 “12월만 되면 결혼식 축의금이 많이 나간다”면서 “12월은 프로야구 선수가 결혼하고 신혼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유일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1월 역시 비활동기간, 무보수기간이지만 분위기는 확 바뀐다. 2월 스프링캠프에 맞춰 몸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 팀 공식훈련이 아닌 개인훈련 시즌이다. 일부 고액 연봉자는 따듯한 곳으로 날아가 개인 전지훈련캠프를 차린다. 투수 정우람(한화)과 송은범(LG) 등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에 머물며 스프링캠프에 대비했다. NC 내야수 모창민과 박석민은 지난주 미국 LA로 떠났고, 지난 20일 포수 양의지가 가세했다. LA에서 체력을 갈고닦은 뒤 애리조나 투손으로 이동, NC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 SK 내야수 최정과 김성현, 외야수 한동민은 괌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SK 투수 김태훈과 김택형 등은 미국 플로리다 IMG아카데미에서 재활과정을 거치고 있다. 안치용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비활동기간에 개인훈련을 하는 게 트렌드로 자리잡았다”면서 “선수라면 경쟁자들의 개인훈련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연봉자에게 개인 트레이너 고용, 전지훈련 등은 부담이 된다. 그래서 모교를 찾아 후배들과 함께 훈련하는 사례가 많다. 올해는 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가 제주 서귀포시의 후원을 받아 강창학야구장에 훈련캠프를 오픈, 호응을 얻었다. 김용일 LG 트레이닝코치를 비롯한 10명의 구단 트레이너들이 모여 투수 장원삼(롯데), 포수 김성진(LG) 등 16명의 훈련을 도왔다. 장원삼은 “지난 몇 년간 부진했기에 올 시즌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오는 2월 1일 문을 여는 스프링캠프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선발대’도 많아지는 추세다. SK에서는 외야수 정의윤, 투수 문승원과 박종훈 등 3명은 현지 적응 및 자율훈련을 위해 22일 오전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플로리다로 출국했다. 21일에는 정근우를 비롯해 오지환, 정우영, 이천웅, 채은성, 정주현, 김호은, 최동환 등 LG 소속 8명이 호주로 날아갔다. 미국에 스프링캠프를 차리는 KT, KIA, NC 등도 선발대를 꾸릴 예정이다. 호주 스프링캠프를 앞둔 두산, 롯데 등의 일부 선수들도 먼저 전훈지로 넘어가 ‘예습’에 돌입한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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