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검찰의 직접수사 부서를 대폭 축소·조정하는 내용의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21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심의를 통과했다. 새로운 직제 규정은 오는 28일 공포된다. 전반적으로 권력형 비리 수사를 전담하는 검찰 부서들을 대폭 폐지하는 것이 주요 변경 내용이다.

이 개정 직제 규정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옛 특별수사부)가 현재 4곳에서 2곳으로, 공공수사부(옛 공안부)가 3곳에서 2곳으로 각각 축소된다. 다른 검찰청을 포함해 모두 13개 직접수사 부서가 형사부와 공판부로 전환된다. ‘여의도 저승사자’라고 불리던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도 폐지되고 기존 조직은 공판부로 바뀐다.

쉽게 설명하면, 공교롭게도 현재 문 정부의 비리를 수사하는 모든 검찰 조직을 축소·해체하는 것이다. 검찰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공수처를 설치해서 판·검사들의 정치적 독립성을 해치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함께 일하던 대검찰청의 간부들을 모두 한직으로 좌천시킨 것이 1단계의 검찰 무력화 시도였다. 이번 직제 개정안은 이에 더해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아예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2단계 작전이다. 며칠 후 이뤄질 3단계의 부장급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통해 정권에 칼을 들이댈 수 있는 기개 있는 검사들을 모두 내치면 마침내 이 정권의 검찰개혁이 거의 완성된다. 이제 검찰은 ‘조국 일가 사건’ ‘울산시장 등 각종 선거 개입 사건’ 등에 대한 권력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 칼을 잃고, 국민이 간절히 원하는 실체적 진실은 ‘당분간’ 묻히게 될 것이다.

형법 제123조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에는 ‘직권남용죄’로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이든 법무부 장관이든 자신의 권한 범위를 넘어서 목전에 닥친 본인 또는 자기편에 대한 수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직제를 재편했다면 이 죄목이 적용될 수 있다.

‘자두나무 밑에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李下不整冠·이하부정관)는 고사성어는 정확히 지금과 같은 상황에 적용되는 것이다. 하필이면 권력비리 수사가 한창인 때에 정기인사 시기도 아닌데 담당 간부들에 대해 대규모 좌천성 인사를 하고, 이제는 아예 제도적으로 해당 부서들을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수사를 방해하려는 목적이 아닌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수사가 본연의 임무인 조직의 직접 수사 업무를 수행할 수 없도록 했으니 누가 봐도 검찰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정상적인 인사나 직제 개편이 아니다. 딱히 그동안의 특수 수사 업무를 대신할 기관이나 절차를 규정하지도 않아서 이제 검찰에 의한 공직자 비리 수사는 불가능하게 됐다.

대한민국의 모든 검사는 임용 때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가 되겠다고 선서한다. 그리고 국가는 검사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래야 검사들이 국민으로부터 “그러고도 네가 검사냐?” 하는 아픈 질책을 받지 않게 된다.

‘진실은 태양과 같다. 잠시 가릴 수는 있지만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한 세계적인 팝스타 엘비스 프레슬리의 말처럼 곧 진실의 시간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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