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서 블룸버그 인터뷰… “무디스 신용등급 강등 매우 실망”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민주화 시위를 이유로 홍콩에 대한 통제를 대폭 강화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을 부인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에 참석 중인 람 장관은 21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한 시 주석의 입장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람 장관은 “중국의 중앙정부가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중앙정부는 홍콩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아래 성공하길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몇 달간 시 주석을 세 번 만났는데 그때마다 매우 명확하게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말 열린 중국 공산당 19차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는 홍콩에 대한 전면적인 통제 강화가 결정된 바 있다.

람 장관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시 주석의 일국양제 강조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일국양제는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 주권을 반환받은 중국 중앙정부가 50년간 홍콩의 외교와 국방에 대한 주권을 갖되, 홍콩에는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한 것을 가리킨다. 람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행정장관 직책을 계속 수행하며 현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사임 관측을 일축했다.

그는 미국 경제매체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선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홍콩 신용 등급 하향 조정을 거론하며 “매우 실망스럽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람 장관은 특히 무디스가 신용 등급 강등 이유를 설명하며 정부 능력 부재를 거론한 데 대해 큰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홍콩 상황에 대한 평가와 정부 기관·통치 능력이 허약하다는 진단에 대해 큰 실망감을 느낀다”며 “7개월간의 사회적 불안을 거치며 정부 기관과 통치 능력의 회복성이 증명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안정적이며, 투자자들도 여전히 우리에게 신뢰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디스는 장기화하는 정치적 갈등을 타개할 홍콩정부 능력에 회의감을 나타내며 신용등급을 ‘Aa2’에서 ‘Aa3’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한다고 20일 발표했다. 무디스는 “홍콩인들의 정치적 또는 사회·경제적인 우려에 관한 정부의 가시적인 계획이 부재하다”며 “이는 앞선 평가 때와 달리 정부 기관의 약해진 능력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김충남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