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 만드는 과정을 세세하게 담은 ‘우리 쌀로 빚는 전통주 이야기’(문학의문학) 개정증보판이 나왔다.

전통주 연구가 류규형 시인이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통해 53종의 우리 술을 제대로 빚어내기에 이르렀고 그 과정을 책에 세세하게 담아냈다. 500여 장의 사진과 알기 쉬운 도표를 곁들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또 전통주에 대한 역사를 고찰하고, 술의 씨앗인 누룩, 술 빚기 재료 및 도구, 우리 술 빚기의 공정 등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또 주박 활용하기, 음주 바로 하기 등도 한 권 안에 담아내 전통주에 대한 종합적이고 심도 있는 이해가 가능하도록 했다. ‘술 빚기 용어 해설’을 부록으로 실었고, 전국의 전통주 제조업체를 현재 생산되고 있는 전통주와 함께 게재해 자료집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자가 일일이 찾아가 직접 마시고 소개하는 ‘술집 탐방’란도 책의 즐거움 중 하나다. 시인인 저자가 술을 주제로 풀어낸 시도 흥미롭다. 평생 한 번 빚기 힘든 백화주를 여덟 번이나 빚고 죽순이나 고추, 양파 등을 이용한 창작 술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등, 장인정신과 탐구력으로 명주를 빚듯 빚어낸 책은 술 빚기에 관한 한 종합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개정증보판에는 술을 빚어 오면서 매력적이라고 느낀 여섯 가지 술. 고량주의 주재료가 되는 수수를 이용해 빚은 ‘수수(秀秀)’, 쌀에 붉은색 누룩곰팡이를 고체 발효시켜 만든 붉은 쌀을 이용해 빚은 ‘홍국주’, 혼자 해파랑길 770㎞를 완주한 기념으로 빚은 ‘해향(海香)’,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슈퍼 푸드 중 하나인 블루베리를 이용해 빚은 술, 물이 아닌 신선한 술을 사용해 빚은 맑고 단맛이 강한 ‘청감주’, 자작나무 수액을 양조용수로 하여 빚은 ‘자작(自酌)’ 등에 대해 술 빚는 방법을 추가했다. 또 ‘소규모 주류제조 시행’ 등 내용도 더했다.

전통주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는 저자는 “나이 들어 술 빚는 데 심취하여 사는 것이 즐겁다. 앞으로도 계속 술에 대해 공부할 것이다. 생명 있는 그날까지 ‘혼이 담긴 술’도 빚고 싶다. 빚는 술이 언제나, 표지 그림이 지향하는 만향(滿響)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술을 대하는 사람들의 가슴에 ‘울림’을 채워주는 술. 생각만 해도 설렌다”고 덧붙여 말했다. 그래서 주천(酒泉)이라고 했다. ‘술이 평생 마르지 않는 샘’이고 싶기 때문이다.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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