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헌법학

헌법은 분명히 대한민국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나라로 설계했고, 이 설계대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의 ‘3050클럽’(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 명) 국가로 자유와 번영을 이뤄 왔음을 자랑스러워 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2년반 동안 진행돼 온 경과를 보면 의문을 갖게 된다. 공언하는 “아직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의 모습이, 북한 비슷한 전체주의 독재와 가난한 사회주의적 통제경제 국가로의 퇴행인가, 그리하여 결국 일국양제적인 연방제통일 국가로 들어가게 되는 것인가?

이 의문을 풀 잣대는 법치주의라고도 하는 ‘법 지배(the Rule of Law)’의 원리에 있다. 법 지배 원리의 존재 이유는 자유에 있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를 관통하는 이 자유는 개인(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의 법에 의한 국가권력으로부터의 자유 보장에 달려 있다. 기본권 보장, 권력 분립, 견제와 균형 원리는 그 한 축일 뿐이다. 권력 통제의 기능을 상실한 법은 ‘통치의 수단(the Rule by Law)’일 뿐이고 결코 법 지배의 원리일 수 없다. 역설적이게도 독재국가일수록 법치를 강조한다. 위의 명령이 체제의 하층까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도록 할 수 있는 장치가 법치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1·8 검찰 대학살(1·23 하위직 인사까지)이, 청와대 턱밑까지 들이닥친 검찰의 합법적 수사권 저지(사법 방해)의 수단인지, 법 지배의 원리(권력 통제)에 맞는 대통령의 정당한 권력(인사권) 행사로 임명된 추미애 장관의 정당한 검찰 인사권 행사인지 의문이 제기됨은 물론이다.

조령모개 등 일관성의 부재도 법 지배의 원리에 어긋난다.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 당시에는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과감히 행사하라더니 ‘검찰의 정치권력화’라며 매도하는 일관성의 결여는 법 지배가 지니는 법적 안정성 및 예측 가능성이란 속성에 어긋난다. 이런 속성이 없는 법치는 계약이나 투자를 포함해 자유를 위축시킨다. 정의와 공정성은 법 지배 원리의 또 하나의 속성으로서 ‘절차적 정의’(공정성·due process of law)로도 표출된다. 공정 경쟁의 룰을 정하는 선거법을, 제1 야당을 배제한 임의의 ‘4+1 협의체’를 동원해 국회에서 처리한 것이 절차적 법 지배의 원리에 어울리는가, 수단으로서의 법치에 어울리는가?

법 지배의 원리를 통해 자유가 지배하는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의) 국가와 권력 수단으로서의 법치가 지배하는 (전체주의·사회주의 독재) 국가로 개념화할 수 있다. 후자에는, 권력분립·사법권독립·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후퇴하거나 없고, 일당독재·당영도주의·민주적 중앙집권주의가 지배하며, 정치·경제·사회·문화 전 영역은 국가가 통제(규제)한다.

문 정부 출범 후 변화는 수없이 많다. 대통령의 386운동권 사상에 기초한 코드 인사와 공수처를 매개로 한 삼권분립·사법권 독립의 무력화, 정부 부처·군대·공공기관·공기업 장악, 국민연금·상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사기업 장악, 대기업 노조 우군화, 노조를 통한 언론 장악, 전교조를 통한 교육계 장악, 강제적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공무원 증원, 알바성 고용증대, 매표(賣票) 장치라 할 아동수당·노령수당·실업수당 등 각종의 수많은 사회보장제, 주택매매 통제나 허가제 발상 등 거래와 혁신에 반하는 규제의 증대 등.

이제, 오는 4월 총선에서 우리는 자유·번영인지, 사회주의적 독재 하의 통제와 굴종의 삶인지를 가려서 선택해야 하는 운명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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