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가정폭력 44.9% 급증
불화로 ‘명절 후 이혼’도 많아
설·추석 직후엔 11.5% 증가
가족이 모여 정을 나누는 설 명절이 무색하게 명절 연휴 사이 가정폭력이 평소보다 더 많이 발생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또 누적돼온 가정불화가 명절 기간에 폭발해 ‘명절이혼’에 이르는 세태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 연휴였던 지난 26일 오전 2시. 주부 A 씨는 잠을 자지 못하는 자녀가 안타까워 노트북을 건네줬다. 그런데 이튿날 A 씨의 남편은 “당신이 아이한테 노트북을 주는 바람에 명절을 잘 보낼 수 없게 되지 않았느냐”라며 화를 냈다. 이후 부부의 말싸움은 거칠어졌고, A 씨의 남편은 A 씨와 이를 말리던 자녀를 모두 폭행,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같은 날 오후 B 씨는 광주 북구의 주거지에서 도박 빚을 갚아달라며 외할머니를 흉기로 위협하고 협박했다 경찰에 신고당했다. 이 외할머니는 손자에게 2년여 동안 수천만 원을 갈취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25일 경기도 광주에서는 20대 아들 C 씨가 아버지를 흉기로 살해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C 씨는 “집이 추워 보일러 온도를 높이겠다”고 했지만 아버지가 “추우면 옷을 입으라”고 말하자 격분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달 20일부터 27일까지 112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총 4400여 건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설 연휴보다는 7.3%가량 줄어든 것이지만 명절이 아닌 날들과 비교할 때는 여전히 높은 수치다. 실제 명절 때마다 가정폭력이 빈발하는 현상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2016년부터 지난해 추석, 설 명절 연휴 동안 신고된 가정폭력 사건은 일평균 1024건으로, 같은 기간 비(非)명절날의 가정폭력 일평균 발생 건수인 708건보다 44.9%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설 연휴 닷새 동안에는 전국에서 4771건(일평균 954건)의 가정폭력 사건이 접수돼, 지난해 기준 1∼7월(8∼12월은 경찰 집계 중) 일평균 신고 건수 663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0일부터 27일까지 8일간 설 명절 특별치안 대책을 추진했다. 경찰은 특히 이번 명절 기간 가정폭력 범죄가 늘어날 것을 우려해 연휴 전 가정폭력 재발 우려 가정 1만3327가구를 모니터링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명절 가정폭력 외에도 ‘명절 후 이혼’ 증가도 눈에 띈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최근 5년간 이혼 통계’에 따르면 설 직후인 2∼3월과 추석 직후인 10∼11월의 이혼 신청 건수가 직전 달보다 평균 11.5%나 많았다. 구체적으로 2017년 설이 있던 1월 이혼 신청 건수는 8978건이었던 데 비해 다음 달에는 1만362건으로 늘어났다. 2018년에도 설이 있던 2월에는 8880건의 이혼 신청이 접수됐으나 다음 달에는 1만1116건으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도 설이 있던 2월(9945건)과 비교하면 3월(1만753건)의 이혼 신청 건수가 늘었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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