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소금장수, 보드에 유채, 34.5×25㎝
박수근, 소금장수, 보드에 유채, 34.5×25㎝

가나 아트 컬렉션 Ⅰ·Ⅱ 展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가 봐야 할 전시가 있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가나아트센터와 인사동의 인사아트센터는 가나문화재단 소장품을 공개하는 ‘Gana Art Collection Ⅰ·Ⅱ’전을 통해 근현대 대표 작가 31인의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가나아트센터에서 지난 15일 시작된 ‘Gana Art Collection Ⅰ-한국 근현대 미술’전은 ‘시작과 절정’과 ‘재발견’이라는 소주제로 나뉘어 열리고 있다. ‘시작과 절정’을 여는 작가는 나혜석과 구본웅. 이후 한국 근현대 미술의 절정기를 연 김환기, 도상봉, 박수근, 장욱진, 권진규, 문신의 대표작을 배치해 한국 근대 미술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조각가’로만 알려진 권진규의 유화 작품과 다양한 형상의 조각상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재발견’ 코너는 권옥연, 김경, 남관, 문학진, 박고석, 박상옥, 박영선, 손응성, 이달주, 이봉상, 이수억, 정규, 최영림, 한묵, 함대정 등 총 15인의 작고 작가, 30여 점의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연도가 명기된 작품 중 시기가 가장 앞선 작품은 이수억의 1954년 작 ‘6·25 동란’이며, 유존작이 적은 김경과 한묵의 1950년대 유화와 정규의 인물화 등 미술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작업들이 전시된다. 산의 화가 박고석의 보기 드문 인물화 ‘여인’, 얼굴 표현과 옷의 검은 색채가 인상적인 최영림의 ‘자화상’ 그리고 2019년 작고한 문학진의 1970년대 작품 등이 눈길을 끈다. 3월 1일까지.

김기창, 농악, 종이에 수묵채색, 221×168㎝
김기창, 농악, 종이에 수묵채색, 221×168㎝

인사아트센터에서 지난 23일 시작된 ‘Gana Art Collection Ⅱ-한국의 수묵채색화’전은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수묵채색화를 대상으로 한다. 전시는 청전 이상범, 운보 김기창, 우향 박래현, 월전 장우성, 남정 박노수, 내고 박생광, 고암 이응노, 권영우 총 여덟 작가의 주요 작품 50여 점으로 구성됐다.

한국화의 거장 청전의 경우 ‘청전 양식’의 태동기인 1950년 작 ‘추경’부터 1962년 ‘제11회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에 청전이 초대 작가 및 고문으로 출품한 ‘산음촌가(山陰村家)’를 비롯, 말년기에 해당하는 1970년 작 ‘사계산수도’ 병풍까지 청전 이상범의 화업 전반을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권영우의 작품도 다수 전시된다. 권영우는 최근 단색화 열풍으로 다시금 유명해졌지만, 한지와 먹이라는 전통적 재료로 새로운 한국화의 세계를 창조해 현대 미술에서 매우 중요하게 평가된다. 2월 23일까지.

가나문화재단 관계자는 “평창동 전시는 극소수의 유명 작가에 의존하고 있는 미술계의 현 상황에서, 우리가 잠시 잊고 있던 중요한 작가군을 다시 상기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전시로 의미가 크고, 인사동 전시는 한국화 재도약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소장품을 활용해 한국 미술계의 장르 간 균형적 발전을 이끌기 위해 별도의 기획전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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