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적용 범위 내달 확대

여성 年700만명 혜택 받을 듯
주사필터 101개 보험 적용
중증환자 年1300억 부담 줄어

文케어이후 의료비 2조원 경감
중증·고액질환자 보장성 강화
적자 확대·재정 관리 숙제로


보건복지부가 연초부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일명 ‘문재인 케어’)을 확대하고 있다. ‘중증질환, 취약계층, 아동의 의료비 부담을 대폭 줄여 병원비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새해 대통령 신년사를 적극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러 차례 지적돼 온 건보 재정의 건전성 문제에 대해서는 계획된 수준 안에서 관리하고, 불필요한 재정 누수도 막겠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 당국에 따르면 오는 2월 1일부터는 자궁·난소 등 여성생식기 초음파 검사의 건보 적용 범위가 전면 확대된다. 자궁·난소 등의 이상 소견을 확인하는 여성생식기 초음파 검사는 여성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질환인 자궁근종, 난소낭종 등을 진단하기 위한 기본적인 검사방법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에 한해 제한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전체 진료의 약 93%가 비급여로서 환자가 검사비 전액을 부담했었고 이에 따른 연간 비급여 규모가 약 33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환자부담이 커서 건보 적용 확대에 대한 요구가 있어 왔다.

이번 건보 적용 확대로 자궁근종 등 여성생식기 질환자의 초음파 검사 의료비 부담은 2분의 1에서 4분의 1 수준까지 경감된다. 가장 일반적으로 여성생식기 질환의 진단 및 경과 관찰을 목적으로 시행하는 초음파 검사의 비급여 관행 가격은 의료기관 종류별로 의원급 평균 4만7400원에서 상급종합병원 평균 13만7600원으로 현재 이를 환자가 전액 부담하고 있다. 앞으로 건보 급여가 적용되면 최초 진단 시에는 진단(일반)초음파 수가의 본인부담 부분(30∼60%)인 2만5600∼5만1500원을 부담하게 돼 환자부담이 기존 대비 약 2분의 1 수준으로 경감된다. 또 자궁·난소 등의 시술·수술 후에 경과관찰을 위해 실시되는 제한적 초음파(진단초음파의 50% 수가)의 경우 환자부담이 1만2800∼2만5700원으로 기존 대비 4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들게 된다. 여성생식기 초음파 검사의 건보 적용 범위 확대로 혜택을 받는 인원은 연간 약 600만∼7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해 12월 23일 열린 보건복지부 제25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추진키로 의결한 바 있다. 해당 위원회는 유리파편 등을 여과하는 주사필터(의약품주입여과기 5㎛), 췌장 및 피부 치료 등 중증질환 분야 의료행위·치료재료 104개에 대한 건보 적용도 의결했다. 여과 기능이 있는 주사필터 101개에 대해 보험이 적용돼 환자 안전이 강화되고 의료비 부담도 줄게 된다. 현재는 주사필터가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빈번하게 사용하는 주사필터 비용 전액을 환자가 부담하고 있다. 이번 보험 적용 확대에 따라 약 1300억 원의 비급여 부담이 해소될 전망이다. 기존에 환자가 전액 부담하던 소모품 비용이 3분의 1 이하로 줄어들게 된다.

이와 함께 말초신경병을 진단하는 항MAG항체 검사, 췌장암 환자의 췌장 기능을 평가하는 엘라스타제 검사, 피부암을 치료하는 국소광역동치료 등 의료행위 3개 항목에 건강보험을 적용한다. 손영래 복지부 예비급여과장은 “특히 주사필터의 경우 잘 알려지지 않았던 비급여이나 중증환자일수록 많은 개수를 사용하고 연간 1300억 원에 달하는 의료비 부담이 있었던 소모품으로, 이번 급여화로 많은 중증 환자의 부담이 경감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케어 추진 이후 2018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를 보면 약 3600만 명의 국민이 2조2000억 원가량의 의료비 경감 혜택을 받았다. 2018년 건보 보장률은 63.8%로 전년 대비 1.1%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쳐 효과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중증·고액질환에 대한 보장성은 실제로 강화됐다는 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실제로 2017년 65만8000명에 달했던 고액의료비 발생 환자 수는 보장성 확대가 본격화된 2018년 57만2000명으로 8만6000명가량 줄어들었다. 1인당 중·고액진료비 상위 30대 질환 보장률도 81.2%로 전년 대비 1.5%포인트 상승했다. 중증환자 위주로 이용이 많은 종합병원급 이상의 보장률도 67.1%로 2.6%포인트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케어 추진으로 인한 건보의 적자 폭 확대와 재정 누수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관계 당국은 이에 대해 지출 절감 등을 통해 대응해나갈 계획을 밝히고 있다. 건보공단은 지난해 말 적자 규모가 처음 계획한 적자인 약 3조1000억 원 수준 내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현재의 재정운영 방향과 재정 상황을 고려하는 한편, 제1차 건강보험 종합계획 수립을 통해 공표 후 추진 중인 불필요한 지출의 효율화 노력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건보 재정 적립금을 매년 10조 원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재정 지속가능성의 제고를 핵심 가치로 두고 있는 만큼 불필요한 재정 누수의 관리 강화 등을 통해 2019년부터 5년간 약 7조 원 이상 지출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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