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규 논설위원

영국과 터키의 원전 건설 재개 뉴스를 접하면서, 설 연휴에 읽은 ‘한국형 원전 후쿠시마는 없다’를 떠올려 본다. 저자 이병령 원자핵공학 박사는 한국형 원전 개발과 상업화의 책임자다. 청와대와 반(反)원전론자들도 읽어 보기를 권한다.

일본 후쿠시마(福島)와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原電)은 각각 2011년 3월 11일과 1979년 3월 28일에 사고가 발생했다. 두 원전은 사고 원인도 다르고, 원자로도 비등수형(BWR)과 가압수형(PWR)으로 전혀 다르다. 반면, 1986년 4월 26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러시아의 체르노빌 원전은 후쿠시마와 같은 비등수형 원자로이다. 비등수형은, 핵분열 때 발생하는 고열을 식히느라 방사능 범벅이 된 물이 기화한 수증기로 발전기를 돌린다. 그에 비해 가압수형은 핵분열 때 발생한 열을 열교환기로 식힌다. 그 열교환기로 뜨거워진 물이 수증기가 돼 터빈을 돌린다. 그러니 가압수형의 물과 수증기는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는다. 국내 원전 24기 중에 비등수형은 없다. 그리고 가압수형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에 300여 기가 있는데, 60여 년 동안 인명 사고나 환경 파괴 사고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지난해 12월 초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플로리다 터키포인트 원전 3, 4호기의 수명을 80년으로 연장해 줬다. 이 원전은 수명이 40년으로 1972년 완공됐는데, 60년으로 연장됐었다. 펜실베이니아의 피치보텀과 버지니아주 서리 원전 등도 수명 연장을 신청할 계획이란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한 달 뒤이던 2017년 6월 19일 탈원전을 선언, 강행하고 있다. 문 대통령처럼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평소엔 반핵을 주장했지만, 재임 중에는 원전 건설을 4기씩이나 확정, 승인했다. 후보 시절의 개인 생각이나 공약에 집착해 국가 에너지 대계를 그르치진 않았다는 말이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문제로 인해 미국 일본 프랑스 영국 호주 중국 인도 터키는 물론 동유럽 국가와 아프리카 국가들도 원전 유치에 뛰어든다. 미국 NRC로부터 외국 원전 최초로 설계인증을 따낸 한국형 원전 ‘APR-1400’이라면 기술 경쟁력은 충분하다. APR-1400은 미국·프랑스의 3분의 1 또는 절반이라는 신형 원전 건설 비용 경쟁력까지 갖춘 만큼 세계 원전 건설 시장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 출발점은 국내 탈원전 정책의 즉각 폐기다.
황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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