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공포심리 부추겨 혼란
“수사 의뢰땐 이미지 훼손될라”
기업 피해대응 못해 전전긍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가짜뉴스’로 기업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때 우한 폐렴 확진자가 특정 기업을 방문해 이후 방역을 진행했다는, 출처가 불분명한 ‘받은 글’ 형태의 인터넷 정보지까지 떠돌아 해당 기업 직원들이 일부 동요하는 등 유·무형 피해도 속출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우한 폐렴과 관련해 네 번째 확진자가 (서울 종로구 종로) SK서린빌딩에 근무하는 SK텔레콤 직원이라고 합니다. 서린빌딩 전체를 방역하고 있다고 하네요. 우리도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라는 내용의 받은 글이 빠르게 확산했다. 이러한 글이 퍼지자 SK그룹과 SK텔레콤 직원들은 불안감을 느껴야 했다.
SK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SK 직원 중에는 해당 글을 어느 정도 사실로 인지하고 본사 등에 사실 확인에 들어가기도 했다”며 “이 글이 직원 가족에게도 전달돼 직원 가족들이 걱정하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해당 글이 사실이 아닌 가짜뉴스라는 점이다. 받은 글에 명시된 SK서린빌딩은 SK그룹 본사이고, SK텔레콤 직원들은 서울 중구 을지로 SK T-타워에서 근무하고 있다. 또 SK서린빌딩 전체를 방역했다는 소식도 사실이 아니다. SK그룹 관계자는 “서린빌딩에 우한 폐렴 확진자가 방문한 적이 없어 방역할 이유가 없었다”며 “해당 글이 SK그룹 직원들과 인근 상권에 불안감만 고조시키는 악영향만 끼쳤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가짜뉴스 최초 유포자를 잡기 위해 기업이 수사 당국에 의뢰하려 해도 향후 기업 이미지를 고려해 수사 의뢰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짜뉴스로 기업이 입는 유·무형 피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전자·통신 기업들은 다음 달 24일부터 나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MWC에는 화웨이, ZTE, 샤오미 등 중국 기업과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등 국내 기업들이 전시관을 마련한다. 일각에선 수만 명의 관람객이 몰리는 이번 전시가 우한 폐렴을 더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MWC 전시 특성상 스마트폰을 만지거나 가상현실(VR) 장비 등을 몸에 착용하는 등의 체험이 많아 접촉을 통한 우한 폐렴 전파 우려에 행사 참가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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