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에 맞선 생존 투쟁이 인간을 과거보다 더 나은 삶으로 이끌었다는 점 또한 교훈 중 하나다. 예병일 연세대 원주의대 교수가 쓴 ‘세상을 바꾼 전염병’(다른)은 인간의 역사가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짚는다. 산업혁명 시대에 환자들을 격리하고 치료하기 위해 만든 수용소, 여성의 사회활동 영역을 넓힌 간호사라는 직업의 탄생 등은 모두 전염병을 극복하는 과정의 산물이라는 게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되, 이를 지나치게 과장해선 안 된다는 점도 중요한 교훈이다. 미국의 역사학자 셸던 와츠가 쓴 ‘전염병과 역사’는 전 세계적으로 1년에 20만∼30만 명이 계절 독감으로 사망하는데, 신종플루의 치사율은 비슷하거나 더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설명한다. 잘못된 의학 상식, 헛소문과 부풀려진 공포는 질병보다 더 크게 사람들의 영혼을 잠식한다는 게 이 책의 주장이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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