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억→129억→작년 42억 뚝
문재인 정부는 국내에서만 38명의 사망자를 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악몽에도 불구하고 감염병 관리 예산을 해마다 줄여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한 대응 과정에서 역학조사관 등 관련 인력 부족 사태를 비롯한 ‘방역망 구멍’은 예견된 사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질병관리본부 소관 세입세출 예산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감염병 관리’ 명목으로 배정된 예산은 총 279억6800만 원이었다. 하지만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심각한 감염병 유행이 벌어지지 않는 사이 관련 예산은 매년 슬금슬금 줄어들었다. 2018년 266억3400만 원, 지난해 230억6200만 원까지 줄었던 관련 예산은 올해(국회 제출 사업별 설명서 기준) 218억4100만 원까지 감소했다.
특히 이번 우한 폐렴 사태 대응과 직결되는 ‘신종 감염병 위기상황 종합관리’ 관련 예산은 최근 큰 폭으로 줄었다. 이 분야 예산은 2015년 메르스 때 34억300만 원 수준에서 2016년 559억 원 규모로 대폭 늘었다. 특히 항바이러스제 확보에 500억 원 넘게 투입됐던 예산은 항바이러스제 확보 이후 2017년 132억9900만 원으로 조정되고 2018년 다시 129억3800만 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42억5400만 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올해 예산은 소폭 늘어 48억300만 원이 배정됐지만 결국 메르스 이전 수준으로 회귀한 셈이다. 법적으로도 위기 대응 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보건복지부 소속과 전국 17개 광역지자체를 포함하면 법적 하한선은 64명 정도에 불과하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 사태와 우한 폐렴 사태를 보면 정부의 정책 보완이 절실하다”며 “우한 폐렴 비상으로 검역인력 총동원령이 내려졌지만 그동안 정부는 인력 확보와 방역시스템 개선을 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