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종 논설위원

“윤석열 검찰총장이 출마하면 어떨까?” 많은 사람이 이런 얘기를 한다. 최근 세계일보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윤 총장을 대선 후보군에 포함시켰는데, 이낙연 전 국무총리(32.2%)에 이어 윤 총장이 10.8%로 2위를 기록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0.1%로 그 뒤였다.

중립적으로 수사를 총괄하는 검찰총장을 이렇게 후보군에 넣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고, 대검이 ‘윤 총장은 정치에 뜻이 없고 중립적인 수사에 지장을 준다’며 후보군에 포함시키지 말 것을 요청했지만, 대중의 관심이 있는 한 여론조사에 ‘소환’될 것이다. 정치인이 아니면서 이렇게 단숨에 대선 후보 반열에 올라간 인물은 정계 입문 전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정도이다. 장외 우량주였던 안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은 정계 입문과 함께 위력이 떨어졌다. 비(非)정치인으로서는 호평을 받지만, 정치인이 되는 순간 온갖 비난과 흠집 내기를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윤 총장의 인기는 ‘헌법과 법에 따른 수사’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소신이 국민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일 것이다. 현 정권 불법 수사에 보내는 지지의 의미도 담겨 있다. 황 대표는 당황했을 것 같다. 제1야당 대표가 오차범위 안이지만 밀려난 모습은 충격이다. 여의도 전략가들은 윤 총장 변수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현 정권의 무지막지한 행태를 볼 때 2021년 7월까지 2년 임기를 다 채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때는 차기 대선(2022년 3월 9일) 바람이 한창일 것이다. 지금 분위기로는 두 달 뒤 총선까지 버틸지도 불분명하다. 따라서 ‘자의 반 타의 반’ 가능성은 다양하게 열려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압박이 강해질수록 윤 총장의 정치적 가치는 높아진다. 김영삼 대통령과 각을 세운 이회창 전 총재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추 법무장관님, 행여 이분이 대통령 되시면 너희들 다 죽음입니다”라며 “이분이 출마한다고 하면 바로 1위가 될 것이다. 그런데 정치할 분은 아니다”라고 했다. “정무적 감각이 없다”는 윤 총장의 언급으로 볼 때 그의 정계 진출은 쉽지 않다. 그러나 현 정권의 오만과 실정이 쌓일수록 윤 총장에 대한 기대는 높아질 것이고, 그 끝은 알 수 없다. 정치는 생물이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