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동 전국부장

문재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11명으로 늘어나고, 특히 중국 외에선 세계 처음으로 3차 확진자 2명의 방역참사가 발생한 1월 31일 정세균 국무총리,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으로부터 권력기관 개혁 후속 조치에 대한 보고를 받고 “과거의 검찰은 잘못을 스스로 고쳐내지 못했기 때문에 특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매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말한 ‘과거의 검찰 잘못’은 정권의 비리엔 눈을 감고, 야당에 대한 편파적 수사를 지칭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야말로 과거의 일이다. 현재의 검찰은 살아 있는 권력의 비리를 수사하다 정권으로부터 된서리를 맞고 있다. 문 대통령은 1월 8일과 23일에 있었던 두 차례의 검찰 인사로 권력형 비리 수사에 악전고투하던 윤석열 검찰총장의 손발을 다 잘라내 지방으로 쫓아내는 등 공중분해 했다. 공수처까지 도입되면 검사는 물론 앞으로 정권비리 재판을 담당할 판사들에게도 엄청난 심리적 압박이 될 것이다.

추 법무장관은 문 대통령의 명을 받아 야당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수사 및 관권선거 의혹, 유재수 감찰 무마 등 청와대 핵심인사들이 연루된 권력형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 지휘부를 대부분 좌천시켰다. 민주주의의 기본인 선거의 공정성을 뒤흔든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 지휘부를 해체하기 위해 인사 시기도 아닌데 법 규정을 어겨가며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지 않고 무리한 인사를 감행한 건 과거 독재정권에서도 보기 힘든 모습이다. 여권이 이런 상식 이하의 후안무치한 짓을 하는 건, 어떠한 비난을 감수해서라도 문 정권 핵심의 추문이 수사로 더는 드러나지 않도록 막아야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도둑이 외려 포졸에게 몽둥이를 들고 덤벼든다는 적반하장(賊反荷杖)은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유전자인 것 같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차일피일 미루던 검찰 소환에 1월 30일 응하면서 검찰의 기획수사라고 맹비난했다. 그가 기자들 앞에 서서 검찰이 왜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는지 성찰할 것을 주문한 것은 한편의 블랙코미디였다. 본인이 대통령 비서실장 재직 시 밑에 있던 민정수석, 민정비서관, 행정관들이 줄줄이 울산시장 관권선거에 개입된 혐의로 기소됐고, 자신도 후보 매수 등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피의자로서 취할 태도는 아니다. 조국 아들의 허위 인턴증명서를 만들어준 혐의를 받는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다가 불구속 기소를 당하자 “검찰의 쿠데타”라고 격에 맞지 않는 주장을 하면서 윤 검찰총장의 공수처 수사와 처벌을 협박하기도 했다. 하나같이 법을 우습게 알고, 자신들이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새다.

청와대는 법원이 정당하게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도 거부하고 있다. 문 대통령부터 법무부 장관, 청와대 비서관 등에 이르기까지 검찰 비난에 앞장서고, 이에 편승해 범죄 피의자가 수사받기를 거부하며, 심지어 수사 검사를 유배 보내는 수준의 막장 드라마를 거리낌 없이 연출하고 있다. 독재정권이 그리 특별한 게 아니다. 대통령과 청와대 인사들이 자신들은 법치주의의 적용 대상이 아닌 것처럼 행동하면 그게 바로 민주주의의 붕괴이고 독재의 시작이다.
김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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