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클로젯’ 제작&주연 하정우

첫 미스터리 호러물 연기
미묘한 부녀관계 긴장감

“공포물 절대 못 보는데…
참신한 기획 흥미로웠다”

“김광빈 감독은 대학동문
끝까지 현장지켰던 친구”

“배우는 팀워크 맞춰야
튀기보다 앙상블 중시”


“배우는 이런 작품 저런 작품을 겪으며 더 좋아질 확률이 높아지죠.”

‘다작 배우’로 꼽히는 하정우(사진)의 변이다. 지난해 연말 개봉한 그의 주연작 ‘백두산’이 흥행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5일 그의 첫 미스터리 호러물 ‘클로젯’이 관객을 찾아왔다. 그사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첫 국제 마라톤 대회인 1947년 보스턴 국제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의 이야기를 그린 ‘보스턴 1947’에서 손기정 역을 맡아 촬영을 진행했다. 또 1986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외교관이 납치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던 사람들의 실화를 그린 ‘피랍’ 촬영을 앞두고 있다. 그는 “작품을 겹쳐 찍은 적은 없다. 2018년에 9개월 쉰 후 ‘클로젯’을 찍었고 3개월 여유를 두고 ‘백두산’ 촬영에 들어갔으며 또 2개월 쉰 후 ‘보스턴 1947’ 현장에 나갔다”며 “많은 작품에 출연한다고 대충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클로젯’은 사고로 아내를 잃고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상원(하정우)이 새집으로 이사한 후 벽장 속으로 사라진 딸 이나(허율)를 찾는 이야기를 그렸다. 일에만 매달리는 상원은 이나와 소통하는 법을 모르고, 이나는 이상한 행동을 하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나를 찾아 헤매던 상원 앞에 퇴마사 경훈(김남길)이 나타나고, 상원은 경훈의 도움으로 끔찍한 과거가 담긴 벽장을 연다.


하정우는 이 영화의 공동 제작자이기도 하다. 그는 “참신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제가 호러물은 절대 보지 못하지만 기획이 흥미로웠어요. 저예산 경계에 있는 이런 작품은 국내에서 흔치 않아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작품에 참여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요.”

그가 펼친 아버지 연기는 다소 어색하게 다가온다. 이에 대해 그는 “장르적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상원은 딸 육아를 아내에게 맡겨놓고 돈만 보내주던 아버지였어요. 딸과 둘이 지내는 상황 자체가 어색한 인물이죠. 그런 부분을 부각하려 했어요. 부녀간의 묵직한 드라마가 아닌 호러물의 특징을 살리는 게 중요했어요.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그런 부녀 관계가 도대체 어디서 나왔을지 궁금했어요. 감독에게 물어보니 자신이 어린 시절 아버지와 떨어져 살았다고 하더라고요. 그 경험을 녹여 넣은 거죠.”

이 영화의 연출자인 김광빈 감독은 하정우와 대학 동문으로 15년 전 하정우 출연작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 동시 녹음 스태프로 일했다. 하정우에게 “의리를 지킨 결정이었냐”고 물었다.

“의리보다는 끝까지 현장을 지켰던 친구라는 기억이 있어요. 그리고 단편부터 장편 데뷔작까지 한 장르만 고집해온 마니아고요. 갈고 닦으면 좋은 감독으로 성장할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배우와 감독, 제작자 등 1인 3역을 소화하고 있는 그는 어떤 역할이든 앙상블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작자든 감독이든 배우든 목적은 한 가지예요. ‘어떻게 하면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까’만 생각하죠. 배우로 참여할 때도 더 좋은 대사와 동선이 떠오르면 언제든 얘기해요. 물론 선택은 감독의 몫이죠. 연기가 앙상블을 뚫고 나오면 전체를 망치게 돼요. 주연 배우는 연기력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울타리 안에서 팀워크를 잘 맞춰야 해요. 때론 영화 전체를 끌고 나가야 하고, 또 치고 빠져야 할 때도 있어요. 제작자로서도 다작을 하고 싶어요. 팀을 꾸려서 최소 1년에 한 편씩 개봉하려고 해요.”

그는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하던 대로 계속해 나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50년 넘게 연기를 해오신 아버지나 저나 배우로서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새롭게 방향을 정하고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여러 과정을 돌파하며 살아가는 거죠. 보통 영화 한 편 찍는데 1000여 명이 참여해요. 주연 배우는 그중 한 명이고요. 당연히 무게감과 책임감을 느껴야죠. 적당히 하는 건 동아리 활동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요.”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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