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음누리’사업
놀 공간·놀이기회 찾으려
아이디어·의견 적극 개진
사계절 특색있는 행사열고
지난 연말엔 ‘포럼’갖기도
‘스스로 놀 권리 지켜내자’
주체적 활동에 자신감 얻어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놀이터에는 담배꽁초들이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그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어른들 때문에 놀 때 힘들고 불편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대전 동구 생명종합사회복지관에서 돌봄을 받는 아동인 김민영 양은 복지관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마련한 ‘마음누리포럼’에 나와 이렇게 말했다. 김 양에게 놀이터는 어른들이 와서 담배를 태우며 욕설로 된 낙서를 잔뜩 적어놓는 공간이었다. 김 양은 “누군가는 장난으로 남긴 낙서지만 우리는 그것을 놀이터에 계속 남아있는 상처로 느꼈다”며 “우리가 이 마을 안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고, 행복한 꿈을 꿀 수 있도록 힘을 주세요”라고 말했다.
도시의 저소득층 밀집 지역에는 김 양이 말한 놀이터가 많다. 관리되지 않으면서 불량청소년들의 탈선 공간이 되거나, 일부 어른들이 흡연하는 곳으로 바뀌는 것이다. 복지관 측은 이런 지역에 ‘아동 권리’에 대해 알리고, 아이들이 스스로 사회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을 학습하기 위한 네트워크인 ‘마음누리’ 사업을 만들었다.
마음누리는 다양한 활동으로 구성됐는데, 아이들의 놀 권리 등 공간을 이용해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마음누리터’를 월 20회 운영했다. 또 3, 6, 8, 10, 11, 12월에는 해당 달을 주제로 한 다양한 놀이문화를 진행했다. 마을 놀이터 곳곳을 찾아가 놀이축제를 벌이는 ‘춤추는 놀이마을’ 행사도 진행했다. 놀 공간을 얻지 못한 아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춤추는 놀이마을엔 ‘마을 수영장이 있었으면 좋겠다’거나 ‘돈을 내지 않고 끝까지 뛸 수 있는 ‘방방’을 타고 싶다’ 등의 아이디어가 모였다. 그 덕분에 마을 수영장 대신 200여 명이 들어가 놀 수 있는 간이 풀이 생겨나고, 커다란 에어바운스를 사용한 놀이 기구가 들어서기도 했다.
복지관 측은 이런 사업을 진행하면서 아이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도록 노력했다. 공간을 활용할 때 각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하고, 그 아이디어가 십분 반영되도록 한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친 결과, 아이들은 지난해 12월 치러진 마음누리포럼에서 잠재력을 거침없이 발휘했다. 포럼에 참석한 아이들은 스스로 대본도 작성하고, 패널 발표자도 스스로 결정했다.
지도를 담당한 임지혜 생명종합사회복지관 교사는 “어른들 못지않게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결정하면서 권리에 대해 학습할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당시 소감을 밝혔다.
아이들뿐 아니라 복지관 측은 아이들을 양육하는 부모를 대상으로 놀이와 관련된 집단 교육인 ‘부모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또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아동 권리 현장인터뷰’를 통해 지역사회의 이해와 변화를 위한 틀을 마련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임 교사는 앞으로 공동육아 학교라는 프로그램을 넣어 어머니들이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또 포럼을 통해 제안된 부분을 모아, 대전 동구청에 정책제안도 제시할 계획이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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