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vs 행정가’대결 구도
“개발 욕구 많아 해볼만” 판단


5일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7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겨냥한 맞춤형 공천 전략 마련에 나섰다. 황 대표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 서울 종로 선거구에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일찌감치 투입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판단한 민주당은 황 대표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다양한 경우의 수에 대비하고 있다.

민주당은 우선 황 대표가 서울 용산에 출마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강태웅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맞붙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와 비교해 ‘이름값’은 떨어지지만, ‘정치인 대 정치인’ 대결이 아닌 ‘정치인 대 지역 맞춤형 행정 전문가’ 구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용산은 현역 의원인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의 불출마로 전략공천 지역구로 묶여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용산은 보수 성향 유권자가 많고 개발 욕구도 크다”며 “용산 미군기지 반환 이후 도시 설계 등을 고려할 때 정치인보다는 관련 경험이 많은 행정가를 내세우는 게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 전 부시장은 지난 3일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이름 알리기에 나섰다. 다만 권혁기 전 청와대 춘추관장 등 5명의 예비후보가 도전장을 던진 만큼 전략공천이 아닌 경선을 치를 가능성도 남아 있다.

민주당에선 이 전 총리를 재빠르게 종로에 내보낸 선택이 결과적으로 황 대표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크게 줄여놓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주저하는 사이 정치권 안팎에선 서울 영등포을·양천갑·마포갑 등 다양한 선택지가 제기됐고, 해당 지역구 민주당 의원들은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당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이 전 총리가 종로라는 링 위에 먼저 올라가 황 대표에게 ‘한판 붙어보자’는 대결을 제안하는 구도를 만들고자 했다”며 “황 대표가 종로를 피하는 모습을 보여줄수록 이 전 총리의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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