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을 말리는 과정에서 서로 폭력을 행사했다 머리를 다쳐 장애를 얻은 남성에게 의료 급여를 환수하려는 처분은 잘못이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제1행정부(부장 강경숙)는 A 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환수고지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법원은 공단이 A 씨에게 내린 부당이득금 1190만 원의 환수고지처분을 취소하라고 명령했다.

A 씨는 2017년 11월 경남 김해시의 한 술집에서 친구인 B 씨 등과 함께 술을 마시고 귀가하다 다른 일행과 서로 시비가 붙었고, A 씨는 친구 B 씨와 행인 C 씨가 서로 욕설을 하며 싸울 듯이 실랑이를 벌이자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C 씨의 머리를 주먹으로 한 차례 때렸다.

A 씨의 폭행으로 C 씨가 넘어지는 것을 본 C 씨의 일행 D 씨가 A 씨의 턱을 1차례 주먹으로 가격했고, A 씨는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시야 장애와 수용성 실어증 등의 신경학적 장애를 얻게 됐다. 이후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A 씨 부상이 쌍방 폭행에 의한 것으로 A 씨의 고의 과실이 있다고 판단, 2018년 8월 치료에 지급된 의료급여 1190만 원에 대해 환수조치를 결정했다.

A 씨는 공단 측 결정에 불복해 건강보험이의신청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 씨가 부상을 입게 된 것에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A 씨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원고는 싸움을 말리기 위해 C 씨의 머리 부위를 1차례 때린 점, C 씨가 원고로부터 맞고 바닥에 넘어지기는 하였으나, 타격 정도가 강했다기보다 C 씨가 만취한 상태였기 때문으로 보이는 점, 상대방의 폭행으로 원고가 중대한 장애를 갖게 된 점 등을 고려하면 부상 치료를 위한 보험급여까지 제한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판시했다.

울산=곽시열 기자
곽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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