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제자 성폭행·추행 의혹… 해임된 교수들 줄줄이 재판에

지도하는 동아리 학생 성폭행
논문심사 미끼로 신체 더듬어

2년 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따라 제자를 성폭행하거나 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교수들이 최근 잇따라 재판에 넘겨졌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은 미투 운동 가해 교수로 지목된 전직 성신여대 사학과 교수 A 씨를 준유사강간·피감독자간음·강제추행 혐의로 지난달 8일 불구속 기소했다. A 씨는 2017년 1~3월 자신이 지도하는 동아리 소속 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다. 그는 지난 2013년 9월 또 다른 동아리 학생도 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다.

A 씨의 혐의는 미투 운동이 한창인 2018년 대학을 졸업한 성폭행 피해자가 학교 측에 피해사실을 제보하며 알려졌다. A 씨는 학생들에게 “넌 내 노예가 되는 거다”라고 발언하기도 했으며 피해자에게 “학생들이 여자로 보인다. 망가뜨리고 싶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A 씨 연구실에 포스트잇 수백 장을 붙이며 항의했다. 성신여대는 자체 조사를 거쳐 A 씨를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징계위원회를 열어 파면했다.

전직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교수 B 씨도 강제추행 혐의로 지난해 12월 31일 서울서부지검에 의해 불구속 기소됐다. B 씨는 2015년 2월 졸업논문을 준비하고 있던 제자의 신체를 동의 없이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다. B 씨의 의혹도 미투 운동이 활발하던 2018년 처음 제기됐다.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대학원에 다녔던 피해자가 “3년 전 B 교수에게 차 안에서 성추행을 당했고, 논문 심사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면서 언론을 통해 피해사실을 폭로했다. B 씨는 연극 ‘에쿠우스’, 영화 ‘꾼’ 등에 출연한 배우이기도 하다. B 씨는 논란이 확산하자 “피해자와 서로 호감을 느끼고 있다고 착각했다”고 해명하며 연극계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지만, 피해자는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B 교수는 대학에서 해임됐다.

김수현 기자 sal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