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과학원장으로서의 포부
“공중에 손을 뻗으면 좋은 이론, 좋은 정리를 얻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달 임명돼 3년의 임기를 시작한 최재경(67) 고등과학원(KIAS) 원장의 포부다. 최 원장의 표현은 폴란드의 물리학자 레오폴드 인펠트의 표현을 빌린 것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프린스턴 고등연구소(IAS)에 있을 때 함께 연구했던 인펠트는 연구소의 분위기에 대해 “손을 뻗으면 어디서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낚아챌 수 있다”고 묘사했다고 한다. 최 원장의 목표 역시 IAS처럼 순수 이론·기초과학 분야 연구자들이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다.
IAS는 뉴어크백화점 소유주 루이·캐럴라인 뱀버거 남매가 기부한 500만 달러를 기초로 1930년 미국 뉴저지주 프린스턴에 설립한 사립 연구소다. 뱀버거 남매는 처음엔 뉴저지 주민들을 위해 치과대학을 설립하려고 했지만, 초대 소장 에이브러햄 플렉스너의 설득에 따라 순수 과학 연구소를 만들었다. 아인슈타인, 로버트 오펜하이머, 폰 노이만, 쿠르트 괴델 등 세계적 석학들이 거쳐 가면서 ‘지성의 산실’로 명성을 떨쳤다.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의 영향을 받아 프랑스에도 1958년 고등과학연구소(IHES)가 세워졌다. 두 연구소 모두 외부의 간섭이나 개입 없이 자신이 원하는 연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의 고등과학원 역시 이들 연구소를 모델로 삼아 한국의 기초과학 수준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고자 1996년 10월 만들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직할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현재 수학부·물리학부·계산과학부를 운영하고 있다. 2020년 1월 기준으로 고등과학원 세 학부에 29명의 교수와 84명의 연구원이 재직하고 있다. 다만 고등과학원이 IAS나 IHES와 다른 점은 민간 기부가 아닌 정부 지원에 의해 운영된다는 점이다. 최 원장은 “선진국이 되려면 이런 순수과학 연구 기관이 있어야 하는데, 한편으론 선진국이 돼야 민간 기부가 활발히 들어온다”며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공중에 손을 뻗으면 좋은 이론, 좋은 정리를 얻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달 임명돼 3년의 임기를 시작한 최재경(67) 고등과학원(KIAS) 원장의 포부다. 최 원장의 표현은 폴란드의 물리학자 레오폴드 인펠트의 표현을 빌린 것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프린스턴 고등연구소(IAS)에 있을 때 함께 연구했던 인펠트는 연구소의 분위기에 대해 “손을 뻗으면 어디서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낚아챌 수 있다”고 묘사했다고 한다. 최 원장의 목표 역시 IAS처럼 순수 이론·기초과학 분야 연구자들이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다.
IAS는 뉴어크백화점 소유주 루이·캐럴라인 뱀버거 남매가 기부한 500만 달러를 기초로 1930년 미국 뉴저지주 프린스턴에 설립한 사립 연구소다. 뱀버거 남매는 처음엔 뉴저지 주민들을 위해 치과대학을 설립하려고 했지만, 초대 소장 에이브러햄 플렉스너의 설득에 따라 순수 과학 연구소를 만들었다. 아인슈타인, 로버트 오펜하이머, 폰 노이만, 쿠르트 괴델 등 세계적 석학들이 거쳐 가면서 ‘지성의 산실’로 명성을 떨쳤다.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의 영향을 받아 프랑스에도 1958년 고등과학연구소(IHES)가 세워졌다. 두 연구소 모두 외부의 간섭이나 개입 없이 자신이 원하는 연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의 고등과학원 역시 이들 연구소를 모델로 삼아 한국의 기초과학 수준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고자 1996년 10월 만들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직할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현재 수학부·물리학부·계산과학부를 운영하고 있다. 2020년 1월 기준으로 고등과학원 세 학부에 29명의 교수와 84명의 연구원이 재직하고 있다. 다만 고등과학원이 IAS나 IHES와 다른 점은 민간 기부가 아닌 정부 지원에 의해 운영된다는 점이다. 최 원장은 “선진국이 되려면 이런 순수과학 연구 기관이 있어야 하는데, 한편으론 선진국이 돼야 민간 기부가 활발히 들어온다”며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관련기사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