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당신 등을 평생 파먹는 곤충

등을 둥글게 만

애벌레처럼

엄마의 일생은 펴기가 징그럽다

어디쯤에서 날개를 잃어버렸나

꿈틀꿈틀

몸 안팎에 익명의 선언문을 쓰느라

신음으로 지우고 고치는 순간

주름 속에서

못내

나비는 다다를 수 없는 낯선 혁명 같다

눈 감아 가는 안락국 어디쯤이다

눈물보다 강한 문장들

유언으로 등에 새기는가

이제 저기 햇볕 쪽으로 가요

조금만 더 힘을 빼고 문장들을 버려요

병실 침대가 허공에 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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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 제주 출신. 한양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이십 대에는 각시붕어가 산다’가 있다. 2020년 2월 신작 시집 ‘오렌지가 되는 법’(파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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