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북라인 사실상 와해

주요 인사들 승진·이동·사임
새로운 팀 구성 가능성도 낮아
文정부 신년 대북구상도 차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협상팀이 11일 앨릭스 웡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부대표의 유엔 특별정무 차석대사 승진 지명으로 사실상 와해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주요 인사들이 대거 승진·이동·사임하면서 협상팀은 뼈대만 남은 상태다. 새로운 협상팀이 꾸려질 가능성도 낮고, 꾸려진다 해도 미국 국내 정치와 대외정책 우선순위를 고려하면 당장 북핵 협상 동력이 살아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무관심’은 웡 부대표 승진으로 대표되는 이번 인사로 더욱 명확해졌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 평가다. 지난 10일 방한했던 웡 부대표의 이동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협상팀은 사실상 공중분해 됐다는 것. 이는 지난해 말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의 아시아 담당 국장 승진, 랜들 슈라이버 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사직의 연장선인 셈이다. 2017년부터 북핵 협상에 관여했던 마크 램버트 대북특사도 지난해 유엔 다자연대 특사로 자리를 옮겼다.

남아 있는 인사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과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부차관보 정도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에도 대북정책특별대표 직을 겸직하고 있는 비건 부장관은 다른 현안을 챙기느라 대북협상 실무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퍼 부차관보도 대북협상이 아닌 한·미 동맹 담당이 주요 업무다.

2018년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꾸려진 대북협상팀이 지난해 말부터 공중분해 되고 있지만, 새로운 팀이 꾸려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전 3차 미·북 정상회담을 원하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북 협상이 죽은 상태라고 보고 있다’는 미국 언론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비핵화 협상 진전보다는 북한의 추가 핵·미사일 실험을 방지하는 차원의 현상유지로 돌아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신년사에서 밝힌 북한 개별관광 등을 포함한 대북 구상도 당분간 공회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당장 한·미 워킹그룹의 미 측 인사인 웡 부대표가 빠지면서 개별관광을 위한 대북제재 완화 논의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북한과의 협상이 꽉 막힌 데다 대선 국면으로 외부 인사 수혈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트럼프 행정부는 새 팀을 꾸리기보다는 각 지역 담당 부차관보들이 대북제재 이행을 담당하는 수준으로 현상유지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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