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자 모르게 장비 구축
해당 국가에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전 세계 네트워크에 은밀히 접속할 수 있는 백도어 장치를 심은 증거를 확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11일 WSJ는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화웨이는 사법 당국이 사용하도록 고안된 백도어 시스템을 통해 전 세계 휴대전화 네트워크에 비밀리에 접속할 수 있다”며 “화웨이가 10년 이상 이러한 비밀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WSJ는 “미국이 지난해 말 영국과 독일 등 동맹국에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할 때까지 이 정보를 극비리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몇 달간 이 정보를 동맹국들과 공유했으며, 지난 주 관련 내용을 보다 광범위하게 배포하기 위해 일부 정보를 기밀 해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화웨이 문제와 관련해 지난달 말 직접 영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독일을 상대로는 매슈 포틴저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지난 연말 관련 정보 공유를 위해 베를린을 방문, 의혹을 입증할 수 있는 ‘스모킹 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중국과의 5세대(G) 경쟁 국면에서 화웨이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미 정부 관리들은 화웨이가 통신사업자가 알지 못하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장비를 구축했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화웨이가 전 세계에서 관리하고 판매하는 시스템에서 민감한 개인 정보에 비밀리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고 WSJ는 보도했다. 또 다른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화웨이는 해당 국가 안보 기관이나 현지 고객들에게 이런 비밀 접속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화웨이와 같은 통신장비업체들은 기지국, 안테나 등 하드웨어를 구축하고 판매할 때 사법 당국이 합법적 목적으로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방법을 하드웨어 안에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네트워크 접촉은 통신사업자 허락 하에 사법 당국이나 인가된 정부 당국자들만 할 수 있다. 네트워크 접촉은 각국의 법률 등에 따라 관리된다. 화웨이는 “고객의 네트워크와 데이터의 보안을 훼손하거나 위태롭게 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김석

김석 기자

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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