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령상 ‘자유업종’으로 분류
정부·지자체 감독 권한 없어
시민불편 크고 안전에 무방비
“지하철역 출구 바로 앞에 쓰러진 전동 킥보드를 미처 못 보고 걷다 걸려 넘어질 뻔했네요.”
최근 ‘공유(대여) 전동 킥보드’ 업체가 늘면서 서울 시내 곳곳에 방치된 전동 킥보드가 늘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모두 철거·단속할 권한이 없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와 중구 일대에서 민간 공유서비스 업체의 전동 킥보드가 주요 지하철역 입구 앞이나 보행로의 구석진 곳을 차지한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청계천 모전교 위 복판에 놓인 전동 킥보드도 있었다. 점심시간을 맞은 직장인들이 전동 킥보드 곁을 피해갔다. 쓰러져 있는 킥보드에 걸려 넘어질 뻔한 사람도 있었다.
서울시의 공공 자전거 ‘따릉이’와 달리, 공유 전동 킥보드는 GPS가 탑재돼 어디서나 이용자가 원하는 곳에서 타고, 반납할 수 있다. 국내에서 공유 전동 킥보드 사업을 하는 민간 업체는 20여 곳으로, 대부분 해당 업체의 애플리케이션에 회원 가입을 한 후 정해진 이용료를 내고 전동 킥보드를 빌릴 수 있다.
시와 자치구 모두 문제점은 알고 있지만, 법적 근거가 없는 탓에 손대기 어려운 실정이다. 전동 킥보드를 원동기장치 자전거로 분류해 경찰이 불법 주차에 대한 과태료나 범칙금을 부과할 수 있지만, 단속도 쉽지 않다.
시 관계자는 “전동 킥보드를 대여하는 사업은 법령상 ‘자유업종’으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관리·감독 권한이 없어 직접적이고 강제적인 규제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는 행정안전부와 경찰청 등에 도로교통법 개정 등 관련 법령 정비에 관한 건의를 지속하고 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전동 킥보드를 치워달라는 민원이 접수돼 청소과에서 나가서 치운 적은 있지만, 소관 부서도 정해져 있지 않아 난감하다”고 말했다.
반면 관련 업계에서는 전동 킥보드가 시민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관리 없이 무방비로 두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관계자는 “대부분 업체가 전동 킥보드를 주기적으로 거둬 정비하고 있어 아예 관리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특정 장소에 반납하도록 하는 ‘스테이션 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서비스 성격 자체가 바뀌는 일이기 때문에 우선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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