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전북 군산에 이어 광주까지 퍼지면서 전국이 영향권이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확진자와 접촉하거나 발열과 기침 같은 유사증상으로 검사를 받은 의심환자가 4000여 명을 넘어서면서 새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마저 사라졌다.

12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상공회의소 등에 따르면 우한 폐렴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지역 소비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기업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달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인천시는 중국 교역량이 급격히 줄면서 지역경제가 직격탄을 맞았다. 이미 중국 수출기업 40여 개 업체가 대금 결제 지연 등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 내 중국 수출기업은 1144개로 지난해 이들 기업의 수출액은 98억6400만 달러에 달한다. 인천지역 전체 수출액에 25.9%를 차지하는 규모다. 또 19번째 환자가 들렸던 인천에 대형 쇼핑몰과 극장 등이 문을 닫으면서 주변 소상공인의 피해도 속출했다. 이 중 148개에 달하는 소상공인이 33억7100만 원에 달하는 긴급 경영안전자금을 신청했다.

우한 폐렴 여파로 ‘무사증 입국’을 중단한 제주는 해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국가균형발전법상 ‘산업위기 대응 특별지역’ 지정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특별지역으로 지정되면 실직자 재취업과 이직 알선 등 고용 안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무사증 입국이 중단된 지난 4일 이후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2%가 급감했다. 호텔 등 관광업체의 예약 취소율은 50%를 넘었다.

아직 확진자가 없는 부산도 ‘청정지역’을 자신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부산상공회의소가 중국과 교역하는 지역 제조업체 70곳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한 결과 이미 피해가 발생했다는 기업은 23.1%로 조사됐다. 또 앞으로 직접적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기업도 30.8%에 달해 절반이 넘는 기업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유형은 원부자재 수입 차질이 50.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대구상공회의소도 지역 기업 194곳을 대상으로 피해 상황을 모니터한 결과 42.3%가 우한 폐렴으로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우한 교민들의 임시 생활시설이 있는 충남 아산시의 경우 사정이 더 심각하다. 아산시에 따르면 지역 내 3곳의 온천사우나 이용객이 주중 평균 2630명에서 1270명으로 50% 이상 감소했다. 교민들이 입소한 지난 주말에는 평소 4500여 명에 38% 수준인 1710명에 그쳤다. 현충사 등 아산지역 8개 주요 관광지 이용객도 주중 75% 이상 감소했다. 이 밖에도 전국에 주요 대학들이 입학과 졸업식을 잇달아 취소하거나 연기하면서 화훼시장도 된서리를 맞았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훼공판의 이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9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임조순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자체의 예방활동도 중요하지만 경제활동이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지건태 기자·전국종합
지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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