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열린 뮤지컬 ‘마리 퀴리’ 프레스콜은 두 가지 점에서 특별했다. 핵물리 이론학자인 윤진희 인하대 물리학과 교수가 사회를 봤다는 것이 그 첫째이다. 여느 뮤지컬 시연회와 다르게 여성 배우들이 주역으로 전면에 나선 것이 그 두 번째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이건 여성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이 뮤지컬은 제목 그대로 폴란드 출신의 프랑스 과학자 마리 퀴리(1867~1934)를 주인공으로 한다. 물리학과 화학 부문에서 노벨상을 두 번 수상한 최초의 과학자인 마리 퀴리의 실제 일대기에 허구의 이야기를 가미한 팩션이다. 마리와 우정을 나눈 ‘안느’라는 여성을 등장시켜 극의 서사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가난한 유학생이었던 마리 퀴리가 성차별을 이기고 방사능 연구로 업적을 이뤄가는 과정 뿐 만 아니라 그 이후 모습을 함께 다루고 있다. 즉, 자신이 최초로 발견한 라듐의 유해성으로 인해 발생한 비극에 괴로워하고 그것을 다스려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남편인 피에르 퀴리 이름을 따 ‘퀴리 부인’으로 알려진 데서 짐작할 수 있듯 그의 생애에서 성차별은 뿌리 깊은 것이었다. 마리 퀴리를 롤모델로 과학자가 됐다는 윤 교수는 “지금은 ‘여자가 말이야···’라고 이야기하는 자체가 촌스런 시대가 됐으나, 여전히 ‘무의식적 편견’이 세상 곳곳에 남아 있다”고 했다. 그는 “시연을 보다가 마리와 안느가 탑 위에서 함께 하는 장면에서 울컥했다”며 “여성들의 연대에 힘이 될 수 있는 공연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 뮤지컬은 2018년 초연 때 큰 반응을 얻었다. 이번 재공연은 시간을 100분에서 150분으로 늘려 서사를 강화하고, 넘버(극 중 노래))도 대폭 추가했다. 캐스팅 라인 업이 실력파 배우들로 이뤄져 있어서 뮤지컬 마니아들 사이에 뜨거운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김소향이 초연에 이어 마리 역을 맡았고, 리사와 정인지가 새로 합류해 같은 역을 연기한다. 이들은 대본을 함께 연구하고 연습하는 과정이 힘들어 울기까지 했을 정도였으나 희망, 용기를 전하는 주제에 공감하게 됐다고 했다. 리사는 “마리가 ‘실패는 해도 포기는 하지 않는다’는 의지로 마리가 자기 길을 찾아가는 모습 통해 관객께서 위로를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안느’ 역을 맡은 이봄소리는 “여성이 주인공인 무대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고정 관념을 깨고 싶다”고 했다. 역시 안느를 연기하는 김히어라는 “우리 뮤지컬 캐릭터들이 멋있는 것은 여성으로서가 아닌 사람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며 “이제 ‘여성 서사’를 넘어가는 단계라고 본다”고 했다. 3월29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글·사진 =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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