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간 공정성과 세대 내 불평등에 대한 다른 인식은 정치 행위와 태도 차이로 이어진다. 정치행태 논의에서 ‘세대효과(cohort effect)’는 특정 시기에 태어난 집단이 겪은 역사적 경험으로 인해 독특한 정치적 성향을 갖는 것이며, ‘연령효과(age effect)’는 연령이 높아지며 정치적 태도와 행위가 변하는 것이다. 예컨대 청년기에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를 겪은 1970년대 초반 출생자들이 보여주는 다른 세대와의 차이를 세대효과라고 한다면, 연령효과는 진보적이었던 청년이 나이가 들면서 보수적으로 변하는 것이다. 아울러 특정 시기마다 특정 정치 세력에게 우호적이거나 적대적인 분위기가 조성돼 정치 지형에 영향을 주는 것을 ‘기간효과(period effect)’라고 한다.
한국 사회 내 세대 간 정치행태의 차이는 세대별로 성장기의 경험이 달라서인가(세대효과), 나이가 들면서 형성된 태도가 달라져서인가(연령효과), 특정 선거 시기의 정치적 분위기 때문인가(기간효과). ‘APC(Age-Period-Cohort)’ 분석 모형은 세대와 연령의 차별적 효과를 드러내는 데 적합하다. 시점을 특정한 상태에서 연령을 알면 출생연도를 알 수 있는 것처럼, 하나의 시점에서 연령과 세대는 중복된 개념이 된다. 이는 세대연구에서 ‘식별(identification)’이라 불리는 난제다. 본 분석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복적인 횡단면 자료의 위계적 특성을 활용했다. 먼저 레벨 1에서 각 개인을 연령대별로 구분한다. 레벨 2에서는 연령대별로 공통의 기간과 세대가 위치한다. 시점이 복수인 자료가 있을 경우엔 ‘위계선형모형(Hierarchical Linear Model)’의 분석틀을 차용해서 쓸 수 있다. 이러한 분석모형을 ‘HAPC(Hierarchical Age-Period-Cohort)’ 모델이라고 한다.
한국종합사회조사 2006∼2018에 포함된 1만5396명 자료에 HAPC 모형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응답자의 사회인구학적 및 사회경제적 특성이 지닌 효과를 고려하고서도 연령효과의 존재가 확인된다. 연령이 높을수록 보수적 정치성향이 강하고, 자유한국당(옛 한나라당)을 지지할 확률이 높다. 2006년부터 2018년까지 시기별 효과, 즉 유권자 내에 형성된 정치적 지형을 분석한 결과,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보수가 근소한 우위를 점하다 2016년부터 비보수가 확실한 강세를 잡는다. 보수면서 한국당을 지지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한국당 지지 확률이 2006년과 2007년에 확연히 높다가 2009년에 급락한다. 한국당 지지 강세는 2010년부터 회복되기 시작해 박근혜 정부 2년 차까지 지속된다. 하지만 2016년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한국당 지지 확률은 떨어진다. ‘그림’은 2006년부터 2018년까지 나타난 보수성향과 한국당 지지 확률의 세대 간 차이를 보여준다(1에 가까울수록 보수, -1에 가까울수록 비(非)보수). 1969년 이전에 태어난 세대는 대체로 중도에서 보수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1970년대에 태어난 세대는 진보성향을, 1980년대 세대는 보수성향을, 1990년대 세대는 진보성향을 보일 확률이 높다. 한국당 지지에 대해 살펴보면 1964년 이전에 태어난 세대는 대체로 한국당을 지지할 확률이 지지하지 않을 확률보다 더 높다. 1965∼1969년생은 한국당을 지지하지 않을 확률이 높아진다. 한국당 비지지 확률이 가장 큰 세대는 1970∼1974년생이다. 그다음은 1975∼1979년생이고, 이 뒤를 1965∼1969년생과 1980∼1984년생이 잇는다. 흥미로운 지점은 1985∼1989년생이 한국당을 지지할 확률이 지지하지 않을 확률보다 높다는 것이다. 가장 어린 1995년생 이후 세대는 다시 보수정당에 투표할 확률보다는 그렇지 않을 확률이 더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