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將降大任於是人也 必先苦其心志 勞其筋骨 餓其體膚 空乏其身 行拂亂其所爲(천장강대임어시인야 필선고기심지 노기근골 아기체부 공핍기신 행불난기소위)

“하늘이 장차 대임을 내리려고 할 때는 반드시 그 심지를 괴롭히고 그 근골을 수고케 하고 그 체부를 굶주리게 하고 그 몸을 궁핍하게 하여 무슨 일을 하건 매사에 실패를 보게끔 하여 시련(試鍊)한다.” ‘맹자’ 고자하(告子下) 편의 말씀이다.

하늘은 왜 어떤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려고 할 때 먼저 그 사람의 심신을 괴롭히고, 궁핍하게 하여 무엇을 행하건 그 사람이 마음먹은 것과는 달리 모조리 역행되는 결과를 빚게끔 일부러 시련하는 것인가? 그에게 장차 어떠한 일도 감당하게 하려 함이니, 까닭없는 시련은 없는 것이다.

어느 날, 과수원 주인이 천신께 이렇게 빌었다. “일 년 동안 궂은 날 없이 좋은 날만 내려 주십시오.” 그의 소원대로 청명한 날만 계속됐고 대풍년이 들어 과수원 주인은 감격에 벅찼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가? 호두 안에는 알맹이가 들어 있지 않았다. 그가 천신께 항의하자 천신의 답은 이러했다.

“도전이 없이는 알맹이가 들지 않는 법. 알맹이란 폭풍우 같은 시련과 목이 타는 가뭄과 고통이 있어야만 여무는 것이라네.”

고통과 시련 어느 것 하나 쓸모없는 것은 없었다. 가뭄과 폭우-그것에 대한 도전과 극기가 여문 호두알을 만들었다. 웅장한 ‘환희’를 만날 때면 베토벤의 참담한 고통을 떠올리며 누르기 어려운 감동을 느낀다. 고통을 감내한 사람 좌복 밑에는 파지가 수북이 쌓이고 명저가 탄생하기 마련이었다. 사마천의 ‘사기’가 그렇고 정약용의 ‘목민심서’와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은 유배지에서 쓰였다. 저 유명한 ‘주역’의 괘사도 문왕이 감옥에서 쓴 것이었다. 인생의 험난한 때를 어떻게 보냈는가? 더욱 근신할 것을 나 스스로에게 명한다.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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