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29번째 확진자가 나온 서울 성북구 고려대안암병원 응급실 입구에 17일 폐쇄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날 29번 환자의 아내도 신종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았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29번째 확진자가 나온 서울 성북구 고려대안암병원 응급실 입구에 17일 폐쇄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날 29번 환자의 아내도 신종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았다. 뉴시스

비상등 켜진 ‘지역감염’

당국, 감염경로 파악에 집중
관광명소 외국인 접촉 가능성
‘6번’갔던 명륜교회 감염 촉각
지역사회 숨은 전파자 우려도
5명 확진자 나온 종로구 비상


감염경로가 묘연한 29·30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진자 부부가 등장하는 등 관내 감염자가 5명으로 늘자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청은 비상이 걸렸다.

이날 오전 종로구청 보건위생과 등 소속 공무원 10명과 서울시·질병관리본부 방역 관계자 15명 등 25명은 종로구보건소 5층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향후 역학조사 방안 등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종로구청 보건위생과 관계자는 “전날 발생지역 동선으로 확인된 부분에 한해 일단 긴급 방역 소독을 완료했다”며 “30번 확진자의 동선 등 추가 역학조사를 통해 추가 방역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종로구청에 따르면 이날 29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동네의원 2곳은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또 자주 찾은 것으로 알려진 종로구 숭인1동 주민센터 경로당을 포함해 구립 노인회관 2곳을 이날부터 1주일 연장 휴관하기로 했다. 강호성 종로구청 재난안전과장은 “감염에 취약한 고령자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방역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궁에 빠진 29·30번 확진자의 감염 경로는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29번 확진자가 미지의 외국인 감염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다. 그가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 봉사 활동을 한 종로3가나 거주지인 숭인동은 외국인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가 밀집된 지역이다. 종로3가 인근에는 인사동이 위치해 있다. 숭인동은 1㎞ 반경에 낙산공원과 동대문이, 2㎞ 반경에는 동대문패션거리와 대학로 등이 있다.

기존 확진자와의 접촉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이들 부부의 거주지는 6번 확진자에게서 21번 확진자로 전파가 이뤄진 명륜교회와도 2.5㎞ 정도 떨어져 있다. 6번 확진자는 자택 근처 명륜교회를 방문했던 지난달 26일 교회 식당에서 식사하며 오랜 시간을 이 장소에서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29번 확진자가 방문한 고려대안암병원도 주거지와 인접해 있다. 병원이 위치한 성북구에서는 5번, 21번 환자가 잡화점, 편의점, 미용실 등을 방문했는데, 이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마지막으로 본인도 모르는 지역사회의 감염자가 활보할 가능성이다. 이 경우 사실상 지역사회 전파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볼 수도 있다. 29번 확진자의 감염 이후 동선도 주목된다. 지금까지 확진자 중 비교적 고령인 29번 확진자는 노인회관, 병원 등 노약자가 많은 공간을 주로 다녔다. 확진자 중 퇴원한 9명 가운데 60대였던 8번 확진자를 제외하면 모두 20~50대다. 노약자가 모인 공간에 바이러스가 전파될 시 사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어 보건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한편 ‘기숙사 밖 중국인 유학생’ 방역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중국인 유학생이 2주간의 자율격리 방침을 지키지 않을 우려에 대해 “최소한의 생활을 위해 외출하는 것은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성훈·정선형 기자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