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위기가 유행병처럼 세계적 우려의 대상이 되는 가운데, 미국의 저명한 법조인들이 16일 법치 위기를 경고하면서 법무부 장관 사퇴까지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런 행동은 1974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 사임으로 막을 내린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거의 반세기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서명에는 초당적으로 1143명이 참여했으나 계속 늘어나 이미 2000명을 넘겼다. 이번 사태는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상황과 흡사하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전직 검사와 법무부 관리들인 이들은 “법무부의 사법적 결정은 독립적이어야 하며 대통령 측근이라는 이유로 특별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면서 “법을 이용해 정적(政敵)을 벌주고 내편을 감싸는 정부는 입헌 공화국이 아니라 독재 국가”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법치를 위협한다는 취지다. 이들은 장관 사퇴를 촉구하면서, 계속 장관직에 남아 있을 경우엔 법무부 직원들이 권한 남용에 대한 불복종과 의회·감찰관 등에 제보, 나아가 사직(辭職)하고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는 당부까지 했다.

문재인 정권 출범 뒤 벌어진 일은 미국보다 심각하다. 사법 농단, 방산 비리, 육군 대장 갑질, 계엄령 문건 등 문 대통령 지시로 이뤄진 ‘적폐 청산’ 수사에 대해선 줄줄이 무죄(無罪) 판결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조국 사건, 울산선거 공작 등 권력범죄 수사에 대해선 방해를 서슴지 않는다. ‘네 편 유죄(有罪) 내편 무죄’ 인식이 선명하다. 이런 조치에 추미애 법무장관이 인사·정책 권한을 휘두르며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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