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 ‘오아시스 놀이터’
아이들이 설계한 놀이터서
스스로 규칙 만들고 어울려
대학생 자원봉사자와 함께
UCC 제작·나눔장터 체험도
인천 서구에 위치한 인천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해 개관한 ‘오아시스 놀이터’를 찾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오아시스 놀이터는 ‘오늘도 아이들이 시끌벅적한 놀이 스토리’의 줄임말로, 평범함은 거부한다.
그네, 미끄럼틀, 시소 등이 설치돼 있는 기존의 놀이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키즈 카페’에서나 볼법한 나무 재질의 여러 개 경사로가 깊은 산 속 계곡의 모습을 하고 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미끄럼틀 놀이를 하기도 하고, 그물망에 오르며 술래잡기를 한다. 새로운 공간은 새로운 놀이를 창조해 내기도 한다. 가장 인기 있는 놀이는 ‘바닥이 용암’이다. 놀이터 바닥에 용암이 흐르고 있다고 가정하고, 용암을 피해 경사로와 그물을 타고 올라가는 친구들을 술래가 잡아 끌어당기면 떨어지는 사람이 다시 술래가 되는 방식이다.
오아시스 놀이터는 ‘아동의 놀 권리’가 보장된 놀이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시도에서 탄생했다. 지역 내 3∼6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꾸러기 기획단’이 건축전문가들과 함께 어떤 놀이터를 만들지 토론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설계 공사를 진행한 서민우 EUS+건축사무소장은 “어른들에 의해 지어진 놀이터가 아니라 실제 사용자인 아이들이 공간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며 “아이들에게 ‘공간 주권’을 체험할 수 있도록 아이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놀이, 원하는 공간 등을 듣는 참여설계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놀이 공간이 생기자 다양한 동아리 활동도 진행될 수 있었다. ‘놀이문화 동아리’ ‘UCC 제작동아리’ ‘셀프셀렉 동아리’ 등은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다. 예를 들어 놀이문화 동아리는 일주일에 두 번씩, 놀이터에 모여 함께 정한 규칙에 따라 놀이를 하고, 새로운 놀이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동아리다. 처음 15명으로 시작했던 동아리는 금세 40여 명으로 늘었다. 재미를 느낀 학생들이 친구를 한두 명씩 데려오면서 동아리 규모가 커진 것이다. 사회복지나 교육학을 전공한 ‘대학생 언니·오빠’들로 구성된 ‘마을지원단’이 멘토 역할을 하면서, 아이들의 만족도는 더 올라갔다.
대학생 자원봉사자 박소연 씨는 “처음에는 규칙을 지키지 않으며 친구들과 놀기보다는 선생님 옆에만 붙어있던 아이가 회를 거듭할수록 규칙을 지키고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노는 모습을 보면서 놀이의 효과를 직접 느낄 수 있었다”며 “아이들이 생각하는 아동의 놀 권리에 대해 알 수 있었던 UCC 제작동아리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원봉사자 노강현 씨는 “아동의 놀 권리가 왜 필요한지 알려주면서, 스마트폰만 바라보는 아이들에게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 수 있는 다양한 놀이가 얼마나 재미있는지도 알려주고 싶었다”며 “아이들을 보며 함께 성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역 내 초등학교와 연계한 ‘아동놀이 체험단’도 운영됐다. 특히 인천 심곡초 1∼6학년 학생들은 정규 수업시간을 활용해 걸어서 5분 거리인 복지관에 방문해 놀이 활동을 체험했다. 단순히 놀이에서 그치지 않고 나눔·아동 권리 교육, 학년별 나눔 장터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나눔 장터는 놀이 체험 결과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가상의 지폐와 집에서는 사용하지 않지만 친구들에게 나눠 줄 수 있는 물건 3가지를 가져오면 참여할 수 있는 장터다. 학년별로 진행되는 나눔 장터는 아이들이 직접 판매자, 소비자 역할을 하면서 물건을 사고파는 식으로 진행된다. 장터를 돌면서 나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화이트보드에 적어보기도 한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나눔이란 ‘사랑과 희망’ ‘행복’ ‘함께하는 기쁨’ 등이었다.
서은선 사회복지사는 “아이들은 단 10분이라도 친구와 함께 뛰어노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며 “함께 어울리고 부딪치면서 아이들은 배려와 협동을 배우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아동의 놀 권리를 위해서는 학부모 등 어른들의 인식 변화도 중요하다고 느꼈다”며 “앞으로는 학부모 대상 ‘놀 권리 옹호단’을 만들어 학부모들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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