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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독하게 마음먹고 냉정함·거리 유지…‘지원’도 줄여 나가세요

▶▶ 독자 고민


30대 중반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아들은 잠깐 직장생활을 하다가 장사를 하고 싶다고 해서 제 도움으로 음식점 창업을 했습니다. 그러나 장사가 안돼 문을 닫은 뒤 2년 전부터 하는 일 없이 집에서 게임만 하고 지냅니다. 새벽에 자고 오후에 일어나는 아들을 보면 울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수없이 야단치고 울면서 하소연도 해봤지만 달라진 게 없습니다.

▶▶ 솔루션

사연을 읽다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이 시대의 부모는 자녀에 대해 어디까지 책임져야 할까요? 어떤 부모는 대학졸업까지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지만 어떤 부모는 결혼시키는 것까지, 또 집을 장만해주는 것까지, 또 어린 손주들을 잘 길러주는 것까지도 부모의 책임이라고 여기는 분들도 있습니다.

자녀의 결혼, 취업, 손주 양육, 집 장만 등이 부모가 책임져야 할 일일까요? 물론 정답은 있을 수 없습니다. 능력이나 체력이 되고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다면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나 점점 감당하기가 힘들다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 짐은 누구의 짐인가?’ ‘자식의 짐이라면 이는 자식이 준 것인가, 아니면 내가 짊어진 것인가?’ 시간이 지날수록 부모가 자식을 책임지는 기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책임의 경계 또한 혼란스러워지고 있습니다.

과연 어느 정도가 건강한 책임일까요? 그 기준은 ‘독립’입니다. 양육의 궁극적 목적은 독립에 있습니다. 자연의 모든 동물은 그렇게 새끼를 기릅니다. 새끼가 자랄수록 절대 먹이를 떠먹여 주지 않습니다. 새들의 경우 처음에는 먹이를 목구멍 속으로 밀어 넣어 주지만 새끼들이 자라면 둥지 바깥에서 건네줍니다. 날개를 퍼덕이는 연습을 시키는 것이지요. 그리고 첫 비행에 성공하면 둥지로 들어오지 못하게 쫓아냅니다. 그것이 생명의 순리입니다.

지금 억지로 병원 치료를 시키는 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까요? 게임중독에서 벗어나는 것은 누구 책임일까요? 모든 중독질환은 개인의 병이 아니라 가족의 병입니다. 중독이 ‘가족 병’이라는 말은 가족이 모두 힘들다는 의미와 함께 가족이 발병과 악화의 원인이라는 뜻입니다. 즉, 중독자가 책임져야 할 잘못이나 문제들을 끊임없이 대신 책임지고 해결해주는 가족들이 있으므로 중독자는 점점 책임감을 잃어가고 중독에 빠져듭니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아들과의 점진적 분리입니다. 2년 이상 야단도 많이 치고 하소연도 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나 봅니다. 이제 그러지 마세요. 중요한 것은 ‘냉정함’과 ‘거리’입니다. 부모의 책임과 아들의 책임을 구분해 나가야 합니다. 진지하고 냉정하게 부모님이 힘든 점과 한계를 이야기하고 단계적으로 지원을 줄여나가세요. 마음을 독하게 먹고요.

문요한 정신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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