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군 고성시장 상인들이 18일 문을 열고 장사하고 있지만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어 을씨년스럽다. 박영수 기자
경남 고성군 고성시장 상인들이 18일 문을 열고 장사하고 있지만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어 을씨년스럽다. 박영수 기자

‘고용·산업위기지역’ 지정 2년

성동조선 법정관리따른 불황에
‘신종 코로나’ 여파까지 더해
정부지원금 270억 투입 불구
상인 절반가량 관리비 연체


“고용·산업 위기지역으로 지정해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지만, 우리는 10원짜리 하나 구경 못 했어요. 정부가 지원했으면 시장에 다니는 사람이라도 많아야 하는데, 손님이 전혀 없잖아요.” “성동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아예 손님이 뚝 끊겨 전기세도 못 내고 있어요.”

지난 18일 정부가 ‘고용 위기지역’ 및 ‘산업 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해 2년째 지원하고 있는 경남 고성군 고성읍 고성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으로 안 되던 장사가 더 안돼 전기세도 못 내고 있다고 푸념했다. 채소가게 주인 이모(여·72) 씨는 “지난달 수도세와 전기세 17만 원을 못내 밀려 있다”며 “2∼3년 전부터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신종 코로나 때문에 시장에 오는 사람이 더 줄었다”고 말했다. 인근 그릇가게 70대 여주인도 “손님이 없어 전기세 20만 원을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15년째 횟집을 운영하는 손모(58) 씨는 “밀린 전기세도 문제지만, 월세도 3∼4개월 치가 밀려있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갑갑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어려움은 인접한 통영지역에 있던 성동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지역 중소 조선업체가 잇따라 문을 닫은 2018년부터 본격화했다. 고성시장 상인회에 따르면 소속 상인 180명 중 80여 명이 영업난으로 전기세와 수도세 등 1억5800만 원의 관리비를 연체하고 있다. 상점별 체납금액은 1만2000원부터 1800만 원까지 다양하다. 관리비 144만 원을 체납한 한 가게 주인이 ‘야반도주’했다는 기록도 있다. 한국전력 고성지사는 최근 고성시장 상인회가 3개월 넘게 전기요금을 연체하자 상가에 대한 단전 조치를 검토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입주 상인들에게 전기·수도 요금을 징수해 한전에 납부하는 고성시장 상인회가 제때 수금하지 못한 책임이 가장 크다. 그러나 정부가 2018년 4월 고성군을 ‘고용·산업 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해 2년 동안 고용노동부 59억 원, 산업통상자원부 217억 원 등 270억 원이 넘는 세금을 쏟아부었는데도 지역경기는 반등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욱 악화했다는 데 있다.

실제 고성군 인구는 2012년 5만6906명을 기록한 후 7년째 내리 감소해 지난해 5만3000명이 무너진 상황이다.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다세대 주택(원룸) 공실률은 지난해 12월 현재 2개 중 1개꼴로 빈 46.50%에 이른다. 음식점 폐업 건수는 지난해 1290건으로 2018년(1102건)보다 17% 증가했다. 고용률 역시 지난해 상반기 65%로 전국 군지역 평균치(66.5%)를 밑돌고 있다. 한 상인은 “정부가 고용·산업 위기지역으로 지원하고 있다는데 시장에 다니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고성=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박영수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