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서훈 남북교류 논의
北 리선권이 대외전략 주도
과거 비공식 채널 운영경험
北이 호응 안하면 역효과만
‘총선 앞두고 북풍’지적까지
◇연초부터 속도 내는 정부 = 국정원이 남북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먼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지난 1월 외무상으로 임명됐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리 외무상은 조평통 위원장 시절 남북 간 비공식 접촉 채널을 운영한 경험이 있기 때문으로, 국정원은 군 출신인 리 외무상을 통해 기존 대화 채널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여파로 북한 경제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체제 위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북한에 남북대화 필요성을 높였을 것이라는 분석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국정원은 북한 내 쌀·휘발유 등 주요 물가지수가 폭등하면서 북한 내부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중국과의 교역도 막히면서 폭등한 시장가격을 전혀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힌 것도 국정원의 ‘속도전’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를 넘어갈 경우 오는 7월 도쿄(東京) 올림픽,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본격화되면서 남북관계 개선 동력(모멘텀) 자체를 상실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호응이 변수, 총선 의식한 북풍 우려도 = 하지만 북한이 국정원의 물밑접촉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지난해 2월 말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남측의 인도적 식량지원 등 관계개선 움직임에 일절 호응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최근 민간단체를 통해 비공개로 북측에 개별관광 의사를 타진하는 등 비공식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북한은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북한은 오는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보수 야당을 비판하는 등 공격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남측과의 대화 창구는 닫았지만, 총선을 의식한 문재인 정부를 향한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북한이 전격적으로 남북 협력에 응하더라도 국내적 논란이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가 총선에서 북한을 이용한다는 이른바 ‘북풍(北風)’ 논란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북한 개별관광에 협조가 필수적인 중국이 신종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상반기 방한 연기 가능성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북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한다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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