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관광도시 개발을 독려하는 백두산 인근 삼지연의 3단계 공사에 참여하는 인민군 병사들이 각종 트럭과 건설장비, 기자재 등을 전시하는 행사를 개최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일 1면에 보도했다.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관광도시 개발을 독려하는 백두산 인근 삼지연의 3단계 공사에 참여하는 인민군 병사들이 각종 트럭과 건설장비, 기자재 등을 전시하는 행사를 개최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일 1면에 보도했다. 뉴스1

文대통령·서훈 남북교류 논의

北 리선권이 대외전략 주도
과거 비공식 채널 운영경험
北이 호응 안하면 역효과만
‘총선 앞두고 북풍’지적까지


서훈(사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을 독대하면서 대북 물밑 접촉 추진을 보고한 것은 남북관계 경색 국면의 장기화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남북관계 전담 부서인 통일부를 대신해 국정원이 전면에 나서 비공식 채널로 속도를 내려는 것이지만 총선을 앞두고 북한을 이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문재인 정부의 관계개선에 호응하지 않을 경우 역효과만 일으킬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연초부터 속도 내는 정부 = 국정원이 남북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먼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지난 1월 외무상으로 임명됐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리 외무상은 조평통 위원장 시절 남북 간 비공식 접촉 채널을 운영한 경험이 있기 때문으로, 국정원은 군 출신인 리 외무상을 통해 기존 대화 채널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여파로 북한 경제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체제 위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북한에 남북대화 필요성을 높였을 것이라는 분석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국정원은 북한 내 쌀·휘발유 등 주요 물가지수가 폭등하면서 북한 내부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중국과의 교역도 막히면서 폭등한 시장가격을 전혀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힌 것도 국정원의 ‘속도전’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를 넘어갈 경우 오는 7월 도쿄(東京) 올림픽,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본격화되면서 남북관계 개선 동력(모멘텀) 자체를 상실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호응이 변수, 총선 의식한 북풍 우려도 = 하지만 북한이 국정원의 물밑접촉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지난해 2월 말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남측의 인도적 식량지원 등 관계개선 움직임에 일절 호응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최근 민간단체를 통해 비공개로 북측에 개별관광 의사를 타진하는 등 비공식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북한은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북한은 오는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보수 야당을 비판하는 등 공격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남측과의 대화 창구는 닫았지만, 총선을 의식한 문재인 정부를 향한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북한이 전격적으로 남북 협력에 응하더라도 국내적 논란이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가 총선에서 북한을 이용한다는 이른바 ‘북풍(北風)’ 논란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북한 개별관광에 협조가 필수적인 중국이 신종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상반기 방한 연기 가능성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북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한다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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