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회의 사실상 무기 연기
대검, 수사·기소 분리 반대
문서로 정리해 법무부 제출

윤석열 총장 부산 이어 광주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주재하는 전국 검사장 회의가 연기된 배경에는 법무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산’ 때문이라기 보다는 검사들의 강한 내부 반발 때문이라는 분석이 법조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윤석열 검찰 총장은 20일 오후 광주지·고검을 방문해 노무현 정부에서 강화된 ‘공판중심주의’를 강조하면서 수사와 기소 분리에 대한 반대의 입장을 다시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검이 법무부에 최근 수사와 기소 분리에 대한 법률적 쟁점, 외국 입법례 등에 관한 자료를 지난 18일 정리해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대검이 참석 검사장과 고검장들에게 보낸 반대 논리 문서를 법무부에도 제출한 데다 전국 고검·지검장들은 철저히 회의 준비를 했다”면서 “이 같은 상황을 추 장관도 일정 부분 파악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관계자는 “자칫 추 장관이 ‘코너’에 몰리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도 전했다. 검찰의 내부 반발 기류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도 심상치 않다. 최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는 처음으로 임지로 옮겨 소위 ‘2학년’이라고 불리는 저연차 검사들이 법무부 방침에 대해 비판 섞인 글을 게시했다. 선배·동료 검사들은 이날 오전 10시 15분 기준 이수영(사법연수원 44기) 검사의 글에는 127개, 구자원 수원지검 여주지청 검사의 글에는 43개의 댓글을 달아 호응했다. 김태훈 법무부 검찰과장은 수사·기소 분리 방안을 옹호하는 방향의 댓글을 달았다가 거센 반발에 해당 내용을 삭제하기도 했다. 법무부 측은 “검찰 내부 반발과는 전혀 상관없이 신종 코로나 확산 비상사태에 따라 검사장 회의를 연기한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 소강상태가 되는대로 시기나 공개 여부 등 회의에 대한 전반적인 사안을 다시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격려 방문의 차원으로 광주지·고검을 찾는다. 앞서 지난 13일 부산지·고검에 이어 두 번째 행선지다. 이날 윤 총장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강화돼온 공판중심주의에 따라 검찰 업무를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지난 부산 방문에서도 “수사와 기소는 한 덩어리”라며 법무부 안에 반하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 광주 방문 역시 ‘수사와 기소 분리’ 방침에 재차 반대의 뜻을 밝힌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법무부는 대검 내 감찰3과를 신설하며 검찰 고위 간부에 대한 감찰을 강화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검사정원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대검 검찰 연구관 정원 2명을 각각 감찰3과장과 국제협력담당관으로 직제를 개편키로 했다. 이에 따라 대검 특별감찰단이 감찰3과로 바뀌면서 정규조직으로 탈바꿈된다.

김온유·정유진 기자 kimon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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