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고려대 미래성장연구소장 前 공정거래위원장

저출산으로 인구 감소 초읽기
단기 퍼붓기식 재정정책 한계
3050클럽 진입 일장춘몽 우려

기존의 이민 틀과 관념 바꿔야
외국 인적자원 적극 유입 긴요
정책 총괄 컨트롤타워 필요


국력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로 3050클럽이라는 척도가 있다. 인구 5000만 명 이상 그리고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서는 국가들을 일컫는 용어다. 지금까지 한국을 포함해 오직 7개 국가만이 3050클럽에 진입했는데, 6·25전쟁이 끝나던 해의 1인당 국민소득이 67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긍지를 가져도 될 만한 성취다. 그로 인해 나타난 삶의 질 측면에서 가장 큰 변화를 꼽으라면 아마도 평균 기대수명이 83세로 늘어났다는 사실일 것이다.

양지만 있는 게 아니라 음지도 있다. 우선, 급속한 고령화로 5년 후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이 전체인구의 20%를 넘게 된다. 반면, 출생률은 급격히 낮아져 지난해에는 0.9명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통계청에서는 총인구가 2028년 5194만 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실 3050클럽 진입은 일장춘몽과도 같은 일인 셈이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우리 국민의 평균연령이 50세에 육박해 가히 노인 천국이라 불려도 무방할 정도인데 그로 인한 사회·경제적 후폭풍은 말 그대로 예측불허다. 이미 생산연령인구가 2018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기 때문에 조만간 경제 전반의 활력이 떨어지는 것은 불문가지다. 그로 인해 2%대로 주저앉은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곧 1%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처지가 이와 같으니 반만년을 이어온 우리 한민족의 존립마저 위태로울지 모른다는 걱정이 공연한 기우(杞憂)로만 느껴지지 않는다. 정부를 포함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큰 위기의식을 가지고 지금부터라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때다.

우선, 장기적 관점에서 범국가 차원의 접근을 통해 출생률을 높여나가야 한다. 정부는 이미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제정하고 대통령이 위원장이 되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통해 5년 주기의 종합계획을 수립해 왔다. 이를 통해 2018년까지 143조 원이나 되는 예산을 출생률 제고 정책에 쏟아부었지만, 출생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단지 퍼붓기식 재정정책만으로는 실효를 거둘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웃 일본의 사례에서도 똑똑히 봐왔다.

이제는 다른 대안들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그중 하나가 우리에게 소중한 외국의 인적자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이민정책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일이다. 2018년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 237만 명 중 80% 이상이 생산연령대에 속해 있고 한국의 경제발전을 동경하며 코리안드림을 꿈꾸는 외국인이 많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정책 변경의 충분조건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주요 국가들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은 숙련노동자, 자본력을 가진 투자가, 우수한 연구 실적을 가진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매년 100만 명이 넘는 외국인들에게 신규 영주권을 부여하고 있다. 독일은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외국인 근로자 초청제도 등을 통해 미국 다음으로 많은 이민자를 받아들이고 있으며, 영국, 프랑스, 캐나다 역시 활발하게 이민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호주도 비교적 폭넓게 매년 전체인구의 1%에 가까운 외국인들에게 영주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이민자들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완화하는 것은 물론, 경제 전반에 걸쳐 활력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도 이민정책에 대한 기존의 틀과 관념을 과감하게 바꾸는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선, 외국인 근로자와 이민, 그리고 다문화 가정을 바라보는 국민 인식의 대전환이 있어야 한다.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고 이민자와 다문화 가정 2세들의 사회 진출 연착륙을 위한 정책적 배려 또한 이뤄져야 한다. 이와 함께 선진국의 사례를 분석해 우리 경제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좀 더 세분화되고 체계적인 이민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와 이민자들의 유입이 우리 경제에 뺄셈이 아니라 덧셈이 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섬세한 정책설계가 요구된다. 아울러 이를 총괄할 수 있는 확실한 컨트롤타워를 설치해 정책을 집행해야 할 것이다. 정부 차원의 노력과는 별개로 민간부문에서도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민간 차원의 다양한 노력도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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