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지도부 ‘신임 투표’ 성격
내년 대선 앞두고 민심 가늠자
미국의 핵 합의 파기 및 제재 부활 후 처음으로 열리는 이란 총선이 21일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전역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이미 총선 후보 예비 심사에서 상당수의 중도·온건파가 탈락된 데다 미국과의 대치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반미 성향의 강경 보수파들이 대거 당선될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내년 5월 열리는 대선으로까지 이어진다면 서방과 이란의 관계 회복이 극적인 전기를 맞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란 국영IRNA 통신, 테헤란 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날 31개 주 200여 개 선거구에서 4년 임기의 의회(마즐레스) 의원 290명을 뽑는 11대 총선이 일제히 실시됐다. 이란은 최고지도자가 전무후무한 권력을 행사하는 신정일치의 이슬람공화국 체제인데 행정부 수반과 입법부 의원은 국민이 선거로 선출한다.
이번 총선에는 7148명의 후보가 출마해 평균 경쟁률 약 25대1을 기록했다. 만 18세 이상 유권자는 5800만 명에 달한다. 투표는 21일 하루 동안 이뤄지지만 개표는 수작업으로 이뤄져 전국 상황을 반영한 최종 결과 발표에는 사흘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이란에서 대외정책이나 핵 문제 결정은 모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총선에 따라 결정될 의회가 당장 주요 사안에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이번 총선은 이란 지도부가 최근 미국과의 갈등 및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사건에서 보여준 위기대처능력에 대한 국민의 신임 투표 성격을 띤다는 분석이다.
총선 전날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과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NSC) 의장 등은 SNS에 국민의 정치적 참여를 강조하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반면 이란 야권과 인권단체 등은 투표를 보이콧함으로써 개혁에 대한 국민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 이번 총선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심의 향방을 가늠케 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특히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폭살 후 서방과 이란 간 갈등이 첨예해진 가운데 치러진다는 점에서 강경한 반미 보수파가 분위기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4년 전 2016년 총선에서는 핵 합의 성사에 힘입어 로하니 대통령을 지지하는 중도·개혁파가 의회에서도 다수를 차지했지만, 미국의 제재 복원으로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동력을 잃고 있다. 더욱이 총선 후보자에 대한 자격 심사를 담당하는 이란 헌법수호위원회는 총선 전 예비 후보 중 중도·개혁파를 대거 탈락시켜 보수 후보 일색의 선거판을 만들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총선 하루 전 헌법수호위원회 소속 위원 5명을 특별지정제재대상(SDN) 명단에 올리면서 “이란의 피선거권을 제한해 자유롭고 공평한 선거를 방해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내년 대선 앞두고 민심 가늠자
미국의 핵 합의 파기 및 제재 부활 후 처음으로 열리는 이란 총선이 21일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전역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이미 총선 후보 예비 심사에서 상당수의 중도·온건파가 탈락된 데다 미국과의 대치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반미 성향의 강경 보수파들이 대거 당선될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내년 5월 열리는 대선으로까지 이어진다면 서방과 이란의 관계 회복이 극적인 전기를 맞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란 국영IRNA 통신, 테헤란 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날 31개 주 200여 개 선거구에서 4년 임기의 의회(마즐레스) 의원 290명을 뽑는 11대 총선이 일제히 실시됐다. 이란은 최고지도자가 전무후무한 권력을 행사하는 신정일치의 이슬람공화국 체제인데 행정부 수반과 입법부 의원은 국민이 선거로 선출한다.
이번 총선에는 7148명의 후보가 출마해 평균 경쟁률 약 25대1을 기록했다. 만 18세 이상 유권자는 5800만 명에 달한다. 투표는 21일 하루 동안 이뤄지지만 개표는 수작업으로 이뤄져 전국 상황을 반영한 최종 결과 발표에는 사흘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이란에서 대외정책이나 핵 문제 결정은 모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총선에 따라 결정될 의회가 당장 주요 사안에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이번 총선은 이란 지도부가 최근 미국과의 갈등 및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사건에서 보여준 위기대처능력에 대한 국민의 신임 투표 성격을 띤다는 분석이다.
총선 전날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과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NSC) 의장 등은 SNS에 국민의 정치적 참여를 강조하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반면 이란 야권과 인권단체 등은 투표를 보이콧함으로써 개혁에 대한 국민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 이번 총선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심의 향방을 가늠케 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특히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폭살 후 서방과 이란 간 갈등이 첨예해진 가운데 치러진다는 점에서 강경한 반미 보수파가 분위기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4년 전 2016년 총선에서는 핵 합의 성사에 힘입어 로하니 대통령을 지지하는 중도·개혁파가 의회에서도 다수를 차지했지만, 미국의 제재 복원으로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동력을 잃고 있다. 더욱이 총선 후보자에 대한 자격 심사를 담당하는 이란 헌법수호위원회는 총선 전 예비 후보 중 중도·개혁파를 대거 탈락시켜 보수 후보 일색의 선거판을 만들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총선 하루 전 헌법수호위원회 소속 위원 5명을 특별지정제재대상(SDN) 명단에 올리면서 “이란의 피선거권을 제한해 자유롭고 공평한 선거를 방해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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