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특임 외교특별보좌관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18∼20일 UAE를 방문한 것은 예사롭지 않다. UAE는 지난 17일 한국이 건설한 바라카 원전(原電)에 대해 공식적으로 운영 허가를 내줬다. 양국이 함께 대대적으로 경축할 일이지만 그런 분위기는 없었다. 그 대신 다음날 임 전 실장을 초청했다. 임 전 실장은 19일 실권자인 무함마드 왕세제를 면담했다는데, 무함마드 왕세제는 바라카 원전의 안전 문제를 언급하면서 향후 원전 관리와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UAE 측 불안은 짐작할 만하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으로 한국의 원전 생태계가 무너지는 상황이 진행되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바라카 운영 허가를 전후해 국제사회에서 그런 우려가 증폭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영국 환경전문지 이콜로지스트는 “바라카 원전에 이중 격납건물 장치가 없는 건 에어백과 안전벨트 없이 차량을 운전하는 격”이라고 주장했고, 미국 포브스는 “한국이 UAE 이후 원전 계약을 따낸 게 있느냐”고 비꼬았다. UAE 내부에서도 “한국 탈원전으로 바라카 정비·유지를 감당 못 할 수 있다”는 걱정이 적지 않다. 그동안 “항공기가 충돌해도 끄떡없을 만큼 안전하다”며 한국 기술을 신뢰했지만, 이젠 경쟁 업체나 국제 언론 비판에 흔들리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원전 수출로 수십 년 동안 막대한 국익을 창출할 수 있다. 그런데 뿌리째 흔들린다. 문 대통령의 ‘원전 제로’ 공약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2017년 6월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설계 수명이 다한 원전 가동을 연장하는 건 세월호와 같다”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했다. 그러면서 원전산업 붕괴를 수출로 막아내겠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바라카 원전을 수주함으로써 세계에 기술을 공인받았기 때문에 이젠 수주가 훨씬 쉽다. 문 정부는 한 건이라도 수주했는가. 국익 자해에 대해 반드시 책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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