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택수(32)·이은서(여·32) 부부

저(은서)는 아주버님 소개로 남편 택수 씨를 만났습니다. 저는 직장이 있는 경북 영주로 혼자 이사했어요. 클라이밍이 취미여서 지역 동호회에 참석했죠. 동호회 월례회 날, 한 잘생긴 남자분이 제게 말을 걸더군요. “남자친구 없어요? 내가 아는 동생이 있는데, 얼굴 보여줄까요?” 얼떨결에 소개팅을 하게 됐는데….

소개팅 자리에서 택수 씨는 제게 뜬금없이 “우리를 소개해준 사람이 제 친형”이라고 하더라고요. ‘아는 동생’이라더니 ‘친동생’을 소개해 주신 겁니다. 당황스러웠지만 감사하기도 했어요. 실제 만난 택수 씨는 제 이상형과 가까웠어요. 얼마 뒤 택수 씨는 “은서 씨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요”라며 만나보자고 하더군요. 제 대답은 당연히 Yes였죠. 그렇게 결혼을 전제로 연애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택수 씨는 은근히 ‘허당미’가 있어요. 연애 시절에 경북 울진에 저희 부모님을 뵈러 간 적이 있었어요. 그날 부모님 용돈을 준비하면서 두 분 용돈을 따로 드리려고 했어요. 저는 봉투 두 개를 건네주며 “돈 나눠 넣어 드려야 해”라고 분명히 말했거든요.

다음 날 아침, 아빠가 저한테 조용히 말씀하시더라고요. “택수가 빈 봉투를 줬던데?” 당황한 전 상황을 설명했고, 장난기 많은 아빠는 택수 씨가 일어나자마자 농담을 건네셨어요. “이거 용돈 복불복이야? 빈 봉투를 줬네?” 당황한 택수 씨는 그날 진땀을 뺐습니다. 장인어른이 될 부모님께 잘 보이고 싶었는데 큰 실수를 했다는 생각에 당황했나 봐요. 이 사건을 계기로 택수 씨와 제 가족은 엄청 가까워졌습니다. 자연스럽게 결혼 이야기도 나왔고요. 연애 9개월 만인 2019년 11월, 부부가 됐습니다. 친동생을 소개해주신 아주버님! 감사해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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