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89명중 13명이 폐렴 호소
기저질환자들은 치사율 높은데
전국 음압병상은 더 여력없어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환자가 속출하면서 추가 사망자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말을 지나면서 코로나19로 5명이 숨지며 국내 사망자는 모두 7명으로 늘었다.
24일 청도군에 따르면 지난 19∼23일 일렬로 붙어 있는 대남병원(254명), 요양병원(93명), 요양시설(176명), 장례식장(3명), 청도군보건소(91명)의 입원환자와 종사자 617명을 대상으로 전수 검체 조사를 한 결과 18%인 11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특히 정신질환자 148명, 직원 106명이 있는 대남병원은 환자 102명과 직원 9명 등 11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환자 가운데 69%가 감염됐다. 이 가운데 환자 5명은 숨졌다. 확진 판정을 받은 입원 환자 중 89명은 5층 거점격리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중 13명은 폐렴 등을 호소하고 있는 중증 환자인데 폐쇄된 공간에서 생활해 면역력이 약해진 60여 명은 발열 등의 증상을 보여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를 제외하면 확진자는 1명으로 일반환자이다.
이처럼 대남병원이 코로나19 ‘슈퍼 전파지’가 된 것은 폐쇄시설에서 많게는 20년 넘게 입원해 면역력이 약해진 환자들이 집단으로 생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외부와 차단된 이곳 5층 병동에서 환자들은 야외활동이나 외출은 물론, 대부분 면회도 없이 4∼8인의 다인실에서 치료를 받아 온 것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은 1988년 문을 열었다.
감염 경로가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향후 확진 환자가 늘어날수록 사망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확진자 가운데 자가호흡이 불가능한 중증 환자가 여럿 있고, 전국 음압 병상 가동률이 100%에 달하는 등 의료시스템 역시 과부하가 걸려 추가 사망자 발생이 우려되면서 방역·보건 당국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저질환자는 일반적일 때보다 훨씬 치사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따라 필연적으로 추가 사망자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면서 “의료공백까지 겹치면 사망자가 늘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숨진 7명 중 6명(7번째 사망자 확인 중) 모두 지병을 앓았다. 대남병원 정신병동에서 사망한 4명(1·2·4·6번째 사망자)은 이곳에 오랜 기간 입원한 정신질환자인 동시에 모두 만성 폐 질환, 발열, 중증 폐렴 등을 앓던 기저질환자였다. 경주에서 숨진 3번째 사망자(41·남)는 고혈압이 있었다. 5번째 사망자는 만성신부전증이 있었고, 대구 경북대병원에서 심폐 기능을 대신하는 에크모(ECMO) 치료를 받다가 지난 23일 숨졌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중증 확진자가 3명 더 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에 따르면 현재 2명은 인공호흡기를 착용하고 있으며, 다른 1명은 에크모를 사용 중이다. 특히 대구 지역 확진자 중 2명이 호흡곤란 등의 증세가 있고, 이 중 계명대 동산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는 호흡곤란으로 인해 전날 대구의료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지는 등 향후 추가 사망자 발생 가능성이 커지면서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김성훈 기자, 청도=박천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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