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대선 후보 원치않는
민주 시프 위원장이 흘린것”
민주당 갈등 부추기기 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자신의 대선 승리를 돕기 위해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을 민주당 대선 후보로 만들려 한다는 의혹에 대해 보고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캘리포니아) 하원 정보위원장을 의혹 유출자로 지목하며 민주당 중도파와 진보파 간 갈등을 악화시키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인도 방문차 백악관을 떠나기 전 러시아의 샌더스 의원 지원 의혹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나는 러시아가 샌더스를 돕고 있다는 보도를 읽었다”며 “아무도 내게 그런 얘길 하지 않았다. 누구도 내게 그런 보고를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시프와 그 무리는 늘 그랬듯 언론에 흘렸다. 시프는 정보 유출로 조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시프는 정보기관 밖으로 이 같은 정보를 흘렸다. 그들은 시프를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은 지난 13일 정보당국의 하원 정보위 브리핑에서 처음 나왔으며, 브리핑 개최 사실을 몰랐던 트럼프 대통령은 역정을 내며 조지프 매과이어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을 교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특검을 불렀던 2016년 러시아와 대선 캠프 간 선거 유착 의혹에 이어 2020년에도 러시아 지원설이 제기되는 상황을 막으려는 의도다. 또 급진적인 샌더스 의원이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는 걸 원치 않는 시프 위원장 등 민주당 지도부에서 러시아 개입설을 만들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 민주당 내분 악화도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솔직히 (민주당) 상대가 누가 되든 상관없다. 나는 단지 그들(민주당)이 샌더스를 공평하게 대하기를 바란다”며 민주당 당내 갈등 확대를 노렸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ABC와 CBS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을 재선시키려고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어떤 첩보도 보지 못했다”며 “우리는 러시아와 중국, 이란, 북한 등 우리를 해치려 하는 누구도 우리 대선에 끼어들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이 2016년 대선 당시 캠프 관계자에 대한 미 연방수사국(FBI)의 감청 영장 신청 과정상 실수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 표시에 해외정보감시법(FISA)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김석

김석 기자

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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